▲ 출처=JTBC 뉴스 방송 캡처

[코리아데일리=김지희 기자] 국내 최초 여성 전문병원인 서울 중구 제일병원이 저출산의 직격탄을 맞고 문 닫을 위기에 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11일 한 매체 보도에 따르면 제일병원은 오는 15일부터 분만실을 축소 운영하고 응급 임산부를 중심으로 운영될 것 으로 전해졌다. 출산율 저하로 분만환자가 급감하는 등 경영난이 악화되며 간호사 인력이 대거 병원을 그만둬 병동뿐만 아니라 분만실도 정상 운영이 어렵게 됐다는 것이 이유다.

보도에 따르면 일반 임산부는 경영 사정이 나아질 때까지 제일병원에서 자연분만 또는 제왕절개 수술을 할 수 없게 될 것으로 보인다. 1963년 문을 연 제일병원이 분만실을 축소 운영하는 것은 55년만에 처음이다. 제일병원 관계자는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의료진이 산모들에게 연락을 하거나 진료를 보면서 ‘전원’(병원을 옮기는 것) 조치를 권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장 출산을 앞둔 임산부들은 병원 측 결정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임신 초기부터 줄곧 다니던 병원에서 아이를 낳지 못하고 다른 병원으로 ‘원정 출산’을 하러 가는 게 산모 입장에서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제일병원은 고령 임산부(만 35세 이상)가 전체 산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산모들의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편, 제일병원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분만을 하려면 대기를 해야 될 정도로 임산부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다. 지난 55년 동안 이곳에서 태어난 아이만 25만명이 넘는다. 하지만 저출산이 가속화되면서 분만 건수는 2012년 6808건에서 지난해 4202건으로 5년 사이 38.3% 줄었다.

이처럼 낮은 분만 수가에 분만 횟수마저 급감하면서 경영난은 심화됐고 결국 지난 5월 병원 측은 ‘급여 삭감’이라는 초강수 대책을 내놨다. 이 과정에서 노사 간 합의 실패로 파업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경영이 더 어려워져 간호사 월급이 70%가량 삭감되고 이에 간호사들도 휴직 또는 퇴사를 선택하면서 인력은 지난 3월 대비 약 30%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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