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 연합뉴스

[코리아데일리=채민지 기자] 지난 10일 호주 최고령 과학자 데이비드 구달 박사가 104세 나이로 스위스에서 결국 안락사로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구달박사는 지난 10일 오후 12시 30분쯤 스위스 바젤에서 진정제와 신경안정제 등을 맞은 뒤 마지막 순간 베토벤 교향곡 '환희의 송가'를 들으며 인생을 접었다.

앞서 구달박사는 불치병에 걸린 것은 아니지만 지난 1998년 운전면허가 취소된 후 '혼자 움직일 수 없다면 죽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내 나이에 아침에 일어나 식사하고 앉아있고, 점심 먹은 후 앉아있다"며 삶의 질이 악화된 것을 안락사를 선택한 이유로 밝혔다.

또, 취재진과 만나 "내일 삶을 끝낼 기회를 얻게 돼 기쁘다"고 말해 왠지 모를 씁쓸함 마저 안겼다.

구달박사의 국적인 호주는 안락사를 금지하고 있는 반면 그가 생을 마감한 스위스는 조력자살을 허용하는 몇 안 되는 국가로 알려져 있다.

본래 안락사는 살아날 가망이 없는 환자의 고통을 덜어 주기 위하여 인위적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으로, 생사화복의 섭리가 신의 손에 달렸다는 믿음과 달리 18세기 말에 와서는 죽음의 고통에서 해방시키기 위해 안락사를 인정하는 인본주의적인 사고 방식이 생겨났다.

이번 안락사는 특히 저명한 과학자의 선택인 만큼, 생명의 존엄성을 주장하는 쪽과 환자들이 자신의 존엄성을 지키면서 자신의 생을 마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는 입장이 대립하는 가운데 이슈가 되고 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코리아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