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데일리=박태현 기자] 우리 사회에 미투(#ME TOO) 바람을 불러온 서지현 검사가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에 출연해, 성추행문제 폭로로 검찰 내부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은 사실을 밝혔다.

지난 19일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의 ‘독한대담’ 코너에 검찰 내 성추행 문제를 처음으로 폭로한 서지현 검사가 출연했다.

서지현 검사는 2010년 10월 발생한 성추행 문제를 8년 동안 침묵한 이유에 대해 “처음에는 검사장이 이야기해 사과를 받아주겠다고 했다. 그 말을 믿었다”고 답변했다. 이어 “하지만 아무런 답변이 없었다. 법무부 장관을 통해 공식적으로 해결하고자 했는데 묵살당했고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8년이 흐르면서 검찰 내부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성추행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성추행을 폭로하는 다른 이들에게도 압박을 가했다고 털어놓았다.

안태근 전 검사 성추행에 대해 사회적 고발을 선택한 것에 대해 “더 이상 선택의 방법이 없었다. 가해자(안 전 검사)가 엄청난 권력자였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두려워했다. 아무런 방법이 없다고 했고, 그 사실을 알고만 있더라도 불이익 당할까 두려워했다. 잊어보려고 노력했지만 시스템 상으로 괴롭힘 당했다”고 폭로했다.

성추행 폭로 결과는 인사보복으로 이어졌다. 서 검사는 “2014년 사무감사에서 아주 사소한 사안에 가혹한 지적을 받았다”며 “기소유예, 벌금을 구형한 사건을 ‘징역형을 구형해야 하는데 구형이 약하다’는 지적이었다”라고 말했다.

2015년 8월 경남 통영지청으로 발령받은 서 검사는 “당시 여주지청장을 찾아갔다. ‘통영 발령은 나가라는 의미로밖에 생각이 안 된다.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르겠지만 조직에서 나가라고 하면 나가겠다’며 사표를 냈다”고 말했다.

이어 “지청장은 ‘검찰과장에게 알아보니 잘 달래서 통영으로 보내라더라’고 하셨다. 그래서 일단 사표를 돌려받았다”고 말했다. 이 말에 서 검사는 어느정도 마음을 추스렸지만, 다음날 사실은 자신의 사표를 빨리 수리하라는 지시가 있었음을 알게 됐다.

이에 대해 김어준은 “혹시 실력이 없었던 것 아니냐”고 직설적으로 물었다. 이에 서 검사는 “전국 특수부에 여검사가 없던 시절 서울 북부지검 특수부에서 최초로 여검사로 근무했고, 법무부 장관상 2번 수상했고, 우수사례로 선정된 것도 10여 차례 있다”며 “1년에 6회 선정된 적도 있는데, 이는 유례없는 사례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서 검사는 “설사 실력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이정도 인사는 이례적인 인사”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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