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화면 캡쳐

[코리아데일리 김민정 기자]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한국의 차민규 선수가 은메달을 차지했다.

19일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펼쳐진 500m 경기에서 차민규는 34초 42를 기록하며 은메달을 거머쥐었지만, 노르웨이의 호바르 로렌첸(34초41)과 불과 0.01초 차이여서 모두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선수의 은메달은 모태범 선수의 밴쿠버 올림픽 금메달 이후 8년 만이다.

차민규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차민규에게 0.01초란?'이라는 질문에 "짧은 다리"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간발의 차이로 금메달을 놓친 데 대한 아쉬움을 농담으로 표현한 것이다.

차민규는 지난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국내 선발전을 앞두고 발목 부상으로 올림픽 무대에 서지 못했다. 그는 TV로 동료 선수들을 지켜보며 각오를 다졌다고 밝혔다. 차민규는 '소치올림픽에서의 아픔이 도움됐나'라는 질문에 "스케이트를 다시 타기까지 재활에 6개월이 걸렸는데, 당시 진로를 바꿔야 할지 고민하기도 했다"라면서 "그나마 재활이 잘 돼 복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소치올림픽에 못 나간 만큼, 평창올림픽은 더욱 열심히 준비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날 차 선수의 값진 메달 못지않게 빛나는 매너가 화제다. 14조에서 출발한 차 선수는 올림픽 기록을 세우며 28명 중 가장 좋은 기록으로 피니쉬 라인을 통과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기록 달성에도 불구하고 양손을 들어 보일 뿐 큰 표정 없이 트랙을 돌았다. 차 선수의 담담한 표정과는 달리 대한민국 관중들은 '깜짝' 기록에 태극기를 흔들며 환호했다. 차 선수가 트레이닝복 상의 모자와 고글을 벗으며 선수 대기석으로 가는 동안에도 관중들의 우레와 같은 박수와 함성이 이어졌다. 이때 차 선수는 관중들을 향해 조용히 해 달라는 뜻으로 자신의 오른손을 입으로 가져다 대며 "쉿' 동작을 취했다. 바로 다음 조인 15조 선수들이 안정된 출발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배려와 승복 그리고 축하해 주는 차 선수의 모습에서 승리가 목적이 아닌, 참가해 최선을 다하는 올림픽 정신이 엿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차민규 선수에게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19일 트위터를 통해 "차민규 선수 정말 아깝다. 100분의 1초 차이였다"면서 "하지만 참으로 장하다"고 격려했다. 이어 "어려운 종목에서 기적같은 기록이었다. 다른 나라 선수들의 경기를 이렇게 가슴 졸이며 보게 된 것도 색다른 경험"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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