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데일리=채민지 기자]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타임에 따르면 배우 로빈 윌리엄스가 63세의 나이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후 폭넓게 다뤄진 언론 보도로 인해 그 해 12월까지 미국 내 자살률이 예년보다 10% 증가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과학 저널 PLOS ONE에 실렸다.

해당 연구의 책임자인 데이비드 핑크 컬럼비아대 교수는 미국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디지털 시대에 유명인 자살의 결과를 살펴본 첫 연구"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를 둘러싼 환경이 자살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해준다"며 "정책 연구자들은 방송, SNS 등에 노출된 자살 행위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연구진은 미디어 보도가 일명 ‘베르테르 효과’를 일으켰다고 단정짓지는 않았으나 관련 뉴스 보도, 소셜 미디어 대응 등이 자살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베르테르 효과란, 자살 사건이 신문 등의 미디어를 통해 크게 알려지면 이후 모방 자살이 증가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인기를 끌자, 유럽 전역에서 소설의 주인공인 베르테르처럼 권총 자살하는 사건이 확산된 현상에서 유래됐다. 주로 유명인이나 충격적인 자살 사건이 대대적으로 보도되면 비슷한 형식의 자살이 늘어난다는 이론으로, 자살에 대한 언론미디어의 사회적 역할을 주장하는 근거로 사용되기도 한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는 앞서 자살 사건을 보도할 때 구체적인 방법을 보도하지 말 것 등을 권고하고 있다. 국내 언론중재위원회에서도 자살 방법 등 자세한 경위 묘사, 정확하지 않은 정보로 추측한 자살 동기, 자살을 미화하는 것 등을 금하고 있다. 

고(故) 로빈 윌리엄스는 1977년 드라마 '러프 인(Laugh-In)'으로 데뷔해 활발한 활동으로 헐리우드대표 배우로 활약하다가 2014년 8월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고 발견됐다. 히트작으로는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 '미세스 다웃파이어' '쥬만지' '박물관이 살아있다' '어거스트 러쉬'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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