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철시인 SNS

[코리아데일리 김민정 기자]

최영미 시인이 문단 내 성폭력 문제를 고발해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을 맡았던 이승철 시인이 SNS에 최영미 시인 비판글을 올려 논란이 되고 있다.

이승철 시인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영미 시인이 갑자기 떴다. 미투라고 했다”로 시작하는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이승철 시인은 “JTBC 손석희-최영미 인터뷰를 보면서 내내 심기가 불편했다”며 “최영미는 참으로 도발적인 발언을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잣대로 마치 성처녀처럼 쏟아냈고, 천하의 손석희는 한국문단이 ‘아, 이럴 수가 있나’하며 통탄하고 있었다”고 평했다. 이어 “메이저 출판사와 무소불위의 평론가들의 묵계를 강조하면서 그녀는 피해자 코스프레를 남발했다”며 “최영미의 그런 발언에 대해 절실성이 느껴지지 않았지만, 그래도 왠지 내가 그녀의 가해자가 된 듯 나도 모르게 안절부절하고 있었다”고 비난했다.

또한 그는 “최영미 인터뷰는 한국문단이 마치 성추행집단으로 인식되도록 발언했기에 난 까무라치듯 불편했다”며 “왜 그녀가 이 시점에서 자기 체험을 일반화해서 문단 전체에 만연한 이야기로 침소봉대해 쏟아내는지 조금 의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시인은 “최영미 시인, 그녀는 선병질적으로 튀는 성격이었다. 매우 완강한 자존의 소유자였고, 어찌 보면 유아독존적 처신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자기 시에 대해 추호의 비판도 허용하지 않았다”며 “그녀의 무례함에 대해 누구도 대놓고 반박하지는 못했다. 그즈음 이 땅의 민족문학은 사실상 최영미 현상으로 인하여 절단나고 있었다”고 최 시인의 성격이 드셌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이 시인은 과거 최 시인이 수십 명의 시인들이 참가한 토론 자리에서 언행을 두고 “난리 부르스를 쳤다” “숫제 안하무인이었다고 할까” “그 싸가지 없던 악다구니가 지금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등 강한 어조로 비난했다. 그리고 최영미 시인의 ‘돼지들’이라는 시집에 대해, 시적 소재로 수많은 문화계, 문학계 인사들이 나온다며 “지독한 남성혐오에 가까운 트라우마일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더불어 “왜 그녀는 그 시집에 등장한 수많은 유명인사들과 일부러 만나 그런 사건을 만들어야 했는가. 어찌보면 난 그게 의문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시인은 “최 시인의 발언이 용기 있다고 한다”며 “그렇다면 한국문학의 상징, 우리 En시인은 어찌할꼬나”라고 말했다. 그는 “물론 En 시인의 기행에 대해서 숱한 얘기를 들은 적 있지만 먼먼 소싯적 얘기를 현재 진행형하여 매도하는 건 조금 납득할 수 없다”며 “미투 투사들에 의해 다수의 선량한 문인들이 한꺼번에 도매금으로 매도되는 현실이 되지 않기를 바랄뿐”이라고 글을 맺었다.

한편 이와 관련 문단 내에서는 성추행 문제 등을 방조해온 책임을 통감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최 시인의 시 ‘괴물’을 실은 ‘황해문화’의 편집 주간을 맡고 있는 문학평론가 김명인 인하대 교수는 7일 오후 페이스북에 “결국 나도 공범이거나 최소한 방조자였다”며 남성 문인의 한사람으로 반성한다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자율성’의 이름으로 은폐되거나 보호받는 이 ‘문단’이라는 ‘죽은 시인의 사회’는 이제 해체되어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 대신 진정으로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문인 작가들의 수평적 네트워크를 상상할 때가 되었다. 그것이 문제 해결의 진정한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류근 시인은 페이스북에 “최영미라는 시인께서 지난 가을 모 문예지의 페미니즘 특집에 청탁받아 쓴 시가 새삼 주목을 끌고 있다”며 “k 시인의 성추행 문제가 ‘드디어’ 수면 위로 드러난 모양”이라고 이름을 직접 거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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