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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데일리 김민정 기자]

미국 뉴욕증시가 5일(현지시간) 금리인상 우려 속에 폭락하면서 패닉에 빠졌다. 지난 2일 급락에 이어 주말을 거친 이날 첫 개장에서 더 큰 폭으로 추락했다. 다우지수는 하루만에 4.6%, 나스닥은 3.8%으로 큰 폭 하락했다.

뉴욕증시는 이날 개장에 앞서 선물 지수가 하락하면서 하락 개장을 예고했다. 그러나 장 초반까지만 해도 제한적인 하락 폭을 유지하며 다소 진정세를 찾아가는 모습이었지만 오후 들어 잇단 추락이 시작됐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 모두 오전 한때 전 거래일 종가에 육박하거나 웃돌기도 했다. 그러나 오전 11시~12시부터 다시 내리막을 타기 시작해 이른바 ‘마디 지수’가 줄줄이 붕괴하기 시작했다. 다우지수는 오후 2시 30분을 전후해 25,000선을 내준 데 이어 한 시간도 안 돼 2만 4000선까지 내줬다. 한때 1597.08포인트(6.25%) 추락한 2만 3923.88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다우지수는 장중 1500포인트까지 낙폭을 확대하는 등 패닉 장세가 연출됐다. 이날 지수는 하락 출발해 낙폭을 계속 확대했다. 주요 지수는 사상 최고치 경신 부담이 있었던 데다 물가 상승으로 미국의 금리 인상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하며 큰 폭으로 내렸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뉴욕증시의 하락은 물가 상승으로 미국의 금리 인상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에 영향을 받아 하락한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현재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올해 기준금리 3차례 인상을 전망하고 있다. 채권 금리가 상승하면 기업 차입 비용이 커지고 증시 투자자금이 채권 시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지난주 다우지수와 S&P 지수는 각각 4.1%와 3.9% 하락했고, 나스닥지수는 3.53% 떨어졌다. 이날 백악관이 지난주 나타난 뉴욕증시 하락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지만, 오후 들어 증시 매도세는 컴퓨터에 의한 매물 출회로 더욱 강해졌다.

S&P 500지수도 오후 3시를 전후로 2700선이 붕괴하기 시작해 한때 123.96포인트(4.48%) 급락한 2638.17까지 추락했다. 다우지수와 S&P 500지수는 이날 최저점을 찍은 후 장 종료를 앞두고 낙폭을 일부 회복했으나 각각 전 거래일보다 4.60%(1,175.21포인트) 하락한 2만 4345.75와 4.10%(113.19포인트) 떨어진 2648.94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다우지수의 하락 폭은 포인트 기준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2015년 8월 24일에는 1089포인트가 하락했었다. 퍼센트 기준으로는 9%가량 하락한 2010년 5월 6일이 가장 큰 낙폭으로 기록되고 있다. S&P 500지수는 특히 50일 이동평균선도 무너졌다. 나스닥지수 역시 오후 3시를 넘어 7,000선이 무너져 267.14포인트(3.68%)나 급락한 6973.81까지 미끄러진 뒤 장 종료 시점에 더 큰 폭으로 내려 3.78%(273.42포인트) 추락한 6967.53으로 마감했다.

시장 ‘공포지수’도 크게 올랐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03.99% 급등한 35.31을 나타냈다. 업종별로는 금융업종이 5% 가량 하락하며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에너지와 헬스케어, 산업, 기술, 통신이 각각 4% 넘게 떨어졌고 소비와 소재도 3% 넘게 내리는 등 전 업종이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했다. 웰스파고의 주가는 연준의 자산 규모 동결과 이사진 교체 명령을 받은 영향으로 9% 넘게 하락했다. 반도체업체인 브로드컴의 주가는 퀄컴 인수가격을 높여 제시한다는 소식에 3.1% 하락했다. 브로드컴은 퀄컴 인수가격을 주당 82달러로 기존에 제시했던 70달러보다 17% 인상했다. 이는 퀄컴의 지난주 마감 가격인 66.07달러 대비 24% 높은 것이다. 이날 퀄컴의 주가는 6.6% 내렸다.

톰슨 로이터에 따르면 현재까지 실적을 발표한 S&P 500 기업들의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은 1년 전 대비 13.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의 지난 1월 서비스업(비제조업) 활동은 97개월째 확장세를 유지하면서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공급관리협회(ISM)는 1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전월 56.0에서 59.9로 올랐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0월은 60.1로 2005년 8월의 61.3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시장 전망치 집계는 56.5였다. 지난 1월 미국의 고용추세지수(ETI)는 106.93으로 전달 수정치 106.59에서 소폭 올랐다고 콘퍼런스보드가 발표했다. 1월 지수는 전년 대비로는 5.4%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증시가 사상 최고치 경신으로 조정의 빌미를 찾고 있다며 최근 물가 상승 전망에 따른 금리 상승을 비롯해 유가와 비트코인이 내림세 등이 위험 자산인 증시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푸르덴셜 파이낸셜의 수석 마켓전략가인 퀸시 크로스비는 “이날 매도는 더 큰 틀에서 보면 그렇게 큰 것은 아니나 심리적 측면에서는 매우 중요하다”고 투자 심리가 장세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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