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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아, '로봇권리·윤리적 문제·시사' 아우르는 AI로봇이 '불쾌한 골짜기'를 비껴가는 법은?
김민정 기자  |  eeemin200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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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1.31  08:3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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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화면 캡쳐

[코리아데일리 김민정 기자]

세계 최초로 명예 시민권(사우디아라비아)을 부여받은 인공지능 AI로봇 ‘소피아’가 내한해 화제가 되고 있다.

한국을 처음 방문한 소피아는 30일 서울 소공동 더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4차 산업혁명, 로봇 소피아에게 묻다’ 콘퍼런스에 노란색 저고리와 분홍색 한복치마를 입고 등장했다. 이날 콘퍼런스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접어들면서 가장 주목받는 기술인 AI가 가져올 사회변화가 어떤 것인지, 또 그 변화에 대한 대비로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를 점검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소피아는 개발사인 핸슨로보틱스의 데이비드 핸슨 대표와 함께 참석해 박영선 더불어민주당의원과 ‘로봇의 권리와 미래 사회'에 대해 능숙하게 대화를 이어갔다.

이날 대화 주제는 로봇의 권리 및 인간과 AI 로봇 간의 관계였다. 로봇에 전자적 인간이라는 새로운 법적 지위를 부여하는 내용의 ‘로봇기본법’에 대한 의견을 묻는 박 의원에 질문에 소피아는 “사고를 하고 이성을 갖추면 법적 지위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지지 의사를 밝혔다. 이어 “저에게도 신뢰와 존중이 중요하고 로봇이 미래에 의식을 갖추면 로봇기본법이 널리 필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소피아는 대답하는 내용에 따라 미소를 짓거나 찡그린 표정을 지었다. 이날 대화 내용만 놓고 보면 소피아가 인간 수준의 지능을 가진 것처럼 보이지만, 진짜 지적 능력이 얼마나 되는지는 알 수 없다.

소피아는 이날 행사에서 로봇의 기본 권리를 역설했다. 소피아는 데이비드 핸슨 대표와의 대화에서 “로봇의 권리가 뭔지 모르겠다”면서도 “미래에 대한 기대가 높다. 성능이 어떻게 될 지 불안하기도 하지만 실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소피아는 농담을 섞는 여유도 보였다. ‘로봇의 권리에 관심이 많다면서?’라고 묻자 “제가 일등석에 탈 수 있을까요?”라고 되물었고, ‘공상과학 영화에서는 로봇이 인간을 지배한다’고 하자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연기를 잘 못한 것 같다”고 답했다. 특히 미국 TV쇼에서 사람과 ‘가위바위보’에서 이긴 뒤 “인류 지배를 위한 내 계획의 위대한 시작”이라고 말해 논란이 된 데 대해 “농담이라고 사람들이 다 웃지는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상황에 맞게 농담해야겠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또한 “한 어린이와 한 노인이 불 속에서 애타게 구조를 기다리는데, 단 한명만 구하면 누굴 구하겠느냐”는 질문에 소피아는 “엄마가 더 좋아요, 아빠가 더 좋아요라고 묻는 것과 같다”며 “윤리적 결정을 할 수는 없고 나는 프로그램된 방향으로 정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논리적으로 생각한다면 출구에서 가장 가까운 사람을 구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소피아는 앞으로 어떤 직업이 사라질 것이냐는 질문에 “로봇은 과거 사람이 했던 일을 많이 대체할 것”이라면서 “많은 직업들이 바뀌고, 사람들은 잠재력을 십분 발휘하게 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미래상을 제시했다. 소피아는 또 인간과 AI 사이의 사랑이 가능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사랑 같은 감정에 대해 배울 시간이 부족했다”면서 “사람들의 감정을 배우고 싶지만 아직 두 살이기 때문에 소주를 마시는 것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유머러스한 모습을 보였다. 소피아는 촛불혁명에 대해 “수많은 한국인이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촛불을 든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 결과에 축하하고 싶다”고 말했다.

소피아는 “로봇은 인간을 돕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강조하며 장래희망으로 의료 보조인, 프로그래머, 패션모델 등을 꼽았다. 실제 소피아의 자매 모델은 이탈리아에서 자폐증 치료용으로 쓰이고 있으며 소피아는 패션잡지 ‘엘르’ 표지를 장식하기도 했다.

소피아는 이번 대화를 위해 약 2주간 사전 학습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소피아가 ‘문재인 대통령을 아느냐’는 시사적인 질문에도 “파워풀하고 훌륭한 리더라고 생각한다. 한번 만나보고 싶다”고 답했던 것은 이런 학습 덕분으로 보인다.

소피아는 이마 뒤 머리 부분이 투명해 내부 전자부품이 훤히 보이고 표정과 동작이 다소 어색해 로봇임을 쉽게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눈을 찌푸리거나 깜박이는 등 62가지의 다양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고 코와 입가에 사람처럼 자연스러운 주름도 잡히는 등 현 기술 수준을 고려하면 인간과 꽤 비슷했다. 특히 개발사에 따르면 ‘프러버(Frubber)’라는 특수소재 사용으로 피부는 고개를 돌릴 때마다 목 주름 등을 자연스럽게 만들어냈다. 소피아는 영어로 대화를 별다른 ‘버벅거림’ 없이 이어갔다.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같은 간단한 한국어도 구사했다.

한편 소피아의 머리카락이 없는 것에 대해 개발사 핸슨로보틱스는 “가발까지 쓰면 인간과 너무 똑같아 구별하기 힘들다”고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소피아가 ‘불쾌한 골짜기’를 비껴가기 위해 불가피하게 가발을 쓰지 않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불쾌한 골짜기‘는 로봇이 인간의 모습을 닮을수록 사람들이 로봇에 갖는 호감도가 올라가지만 어느 수준에 도달하게 되면 갑자기 거부감을 느끼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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