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데일리 조은아 기자] "자원봉사자들에게 지급되는 용품만 100만원대이지만 갑자기 사라졌을 때 물품을 회수하는 강제 규정이 미약한 게 사실입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 여부는 2만4천여명에 달하는 자원봉사자들의 활약 여부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림픽에서 관람객은 물론 각국 선수단이 가장 먼저 만나고, 가장 많은 도움을 주는 존재가 바로 자원봉사자이기 때문이다. 자원봉사자들의 행동이 곧 '평창의 이미지'로 남게 되는 만큼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도 자원봉사자 선정과 교육, 직무 배치에 각별한 관심을 쏟아왔다.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을 31일 앞둔 9일에도 평창 동계올림픽 자원봉사자들은 11개 근무지에서 250여명이 일찌감치 업무에 나선 상태다. 오는 2월 9일 대회가 개막되면 본격적으로 2만4천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실전에 투입될 예정이다.

대회 개막이 다가올수록 조직위의 고민도 늘고 있다. 무엇보다 자원봉사자 관리가 가장 걱정거리다.

조직위는 3주 전부터 자원봉사자들을 대상으로 자원봉사자 용품을 지급하고, 등록카드(AD카드)도 배분하고 있다.

9일 메인프레스센터(MPC)가 공식 개장하면서 자원봉사자의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알펜시아 리조트 인근 '유니폼 배부 및 등록센터'에는 물품을 받으려는 자원봉사자들과 직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자원봉사자들에게는 티셔츠, 바람막이, 재킷, 바지, 모자, 장갑, 방한화, 백팩 등 8가지 물품이 제공된다. 평창 동계올림픽 공식파트너인 노스페이스사 제품으로 가격만 따져도 100여만원에 달한다. 여기에 기념 손목시계도 나눠준다.

나눠주는 물품들이 고가이다 보니 조직위 내부에서는 '먹튀 자봉(자원봉사자의 줄임말)'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말 그대로 물건만 받고 갑자기 사라지는 자원봉사자를 막는 게 조직위의 고민으로 떠올랐다.

조직위 관계자는 "아직 자원봉사자 AD카드 등록 인원이 많지 않아서 '먹튀' 사례는 나오지 않았지만 현장에 투입되는 자원봉사자가 많아지면 어떤 사고가 벌어질지 예측이 어렵다"라며 "물품을 받고 갑자기 사라지는 상황도 충분히 예상된다"고 귀띔했다.

그는 "물품을 나눠줄 때 자원봉사를 중도에 포기하면 반납하겠다는 서약서를 받고는 있지만 대회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물품 반납을 독촉하기 어렵다"라며 "갑자기 연락을 끊고 사라지는 일이 생기면 더욱 난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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