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화면 캡쳐

[코리아데일리 김민정 기자]

지구촌이 새해 벽두부터 기상악화에 몸살을 앓고 있다.

미국 북동부 뉴햄프셔의 워싱턴 산의 체감기온이 영하 73.3℃로, 영하 23℃ 수준인 북극 인근 그린란드보다 더 추운 날씨를 기록했다고 7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미국 매사추세츠 주 벌링턴과 버몬트 주의 체감기온은 영하 34.4℃까지 내려갔고 기온도 영하 18.3℃에 달했다. 필라델피아와 뉴욕도 각각 영하 13.3℃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심지어 평소 온화한 기후를 자랑했던 플로리다 주도 한파가 몰아닥쳐 이구아나가 얼어붙은 채 나무에서 떨어질 정도라고 FT는 전했다. 미국 기상청은 중부 지방 대부분도 눈이 내리는 등 한파가 휩쓸고 나서 8일 이후에야 기후가 예년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예보했다. 보건당국은 피부를 노출하면 10분 안에 동상에 걸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캐나다 동부의 온타리오와 퀘벡 주의 기온도 영하 50도에 근접할 것으로 예보됐다.

한파로 미국에서 최근 수일간 최소 18명이 사망했으며 곳곳에서 교통사고와 공항 폐쇄가 잇따랐다. 뉴욕의 존F.케네디공항은 지난 4~5일 폭설에 따른 시야 불량으로 운영이 중단됐다. 지난 4일 미국 동해안을 할퀸 눈보라와 기록적인 한파로 대규모 항공기 결항이 있었고, 6일에도 3천420편 이상의 국제선 항공기 비행기 여전히 연기된 가운데 뉴욕존 F. 케네디(JFK) 공항과 사우스캐롤라이나 찰스턴 공항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항공당국은 JFK로 들어오는 항공기가 제한되고 있다고 밝혔다. 폭풍과 이에 따른 장비 손상으로 비행일정이 늦춰진 항공기 증가로 더는 수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 캐나다 등 북미에 닥친 '미친 한파‘는 1년 내내 온화한 미 남부에까지 영향을 미쳐 이 지역에 서식하는 동물마저 꽁꽁 얼렸다. 4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 지역 매체 팜비치포스트의 칼럼니스트 프랭크 세라비노는 트위터에 만세를 하듯 앞다리를 들고 배를 드러낸 채 누워있는 녹색 이구아나 사진을 올렸다, 그는 "플로리다 남부에서 화씨 40도(섭씨 약 4.5도)를 기록한 오늘 아침 우리집 뒤뜰 수영장의 모습"이라면서 "이구아나가 얼어붙었다"고 설명했다. 보존위원회 생물학자들은 최근 수온이 급속히 떨어지면서 몸이 뻣뻣하게 굳은 채 무기력하게 표류하거나 해안가로 떠내려온 바다거북들을 구조하느라 정신이 없다. 또한 지난달 말에는 미 북동부 매사추세츠 주 케이프 코드 베이 해변에서 얼어 죽은 상어 두 마리가 발견됐다.

한편 남반구 호주는 기록적인 폭염에 비상이 걸렸다. 호주 시드니는 기온이 7일(현지시간) 영상 47.3℃로, 약 80년 만에 가장 뜨거운 날씨를 나타냈다. 호주는 폭염으로 수천 명이 전기가 끊겼으며 당국은 주민에게 물을 충분히 섭취와 야외활동을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시드니에서 열린 올해 첫 테니스 메이저대회도 중단됐다. 시드니 기온은 1939년 기록했던 사상 최고치인 47.8℃에 근접했다. 전문가들은 1910년 이후 호주 기온이 1도 가량 상승했고, 이런 기후변화가 육지와 바다 온도를 더 높여 극심한 더위와 심각한 화재를 초래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코리아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