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데일리 조은아 기자] 넥센은 올 시즌 보류선수 명단에서 황덕균(35)을 제외했다. 자연스럽게 오주원이 팀내 투수 중 가장 나이가 많아졌다. 외국인 선수를 통틀어도 마찬가지. 팀 전체에서는 FA 채태인의 계약 결과에 따라 채태인이 잔류할 경우 4번째, 이적할 경우 3번째 선참. 넥센 컬러가 젊은 팀이라지만 1985년생 선수치고는 빠른 '승진'이다.

그만큼 팀에서 책임감도 커졌다. 지난 시즌 불펜진이 전체적으로 부침을 겪었던 넥센은 2012년 이후 5년 만에 가을 야구 진출에도 실패했다. 중간에 김세현이 트레이드로 빠지면서 느슨해진 불펜 조각을 맞추기 위해 오주원은 상황을 가리지 않고 등판했다. 시즌 성적은 57경기 2승7패 1세이브 18홀드 평균자책점 4.76. 필승조로 시즌을 출발하지 않았지만 2011년 이후 6년 만에 두자릿수 홀드를 기록했다.

"2004년 신인왕!"이라고 장난 섞인 인사를 건넬 때마다 "그런 말 들으면 나이들어 보인다"며 손사래를 치던 오주원은 어느새 "선배라는 말이 이제 어색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할 위치가 됐다. 오주원은 5일 스포티비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제 팀에서 투수 최고참이 됐다. 팀 전체로 봐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 이제는 나뿐 아니라 후배들을 생각하게 된다"고 웃음지었다.

오주원은 "개인 성적으로는 만족스러운 한 해였다. 성적은 운이 따라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운이 많은 시즌이었다. 하지만 나를 포함해 중간 투수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 (이)보근이나 (김)상수가 보직을 바꿔 가며 고생하는 것을 보다 보니 선배인 나부터 열심히 하려고 했다. 그래서 성적이 난 것도 있지만 팀 성적이 나지 않다 보니 아쉬웠다"고 2017년을 돌아봤다.

넥센은 올해 박병호가 미국 생활을 마치고 복귀하고, 팔꿈치 재활 중이던 조상우, 한현희 등 부상 선수들도 전력에 합류한다. 한화에서 뛰었던 에스밀 로저스도 영입하며 팀 순위 반등을 노린다. 오주원도 이 부분에 대해 기대를 전했다. 그는 "병호가 팀 성적에도 도움이 되겠지만 선배로서 후배들을 많이 도와줄 것이다. 우리 팀에 이제 30대 선수들이 별로 없다. 병호가 많이 도와주면 선수들에게 시너지 효과가 되지 않을까 한다"고 반겼다.

오주원은 이어 "마운드는 상우가 키플레이어다. 아프지 않으면 우리나라 최고의 투수라고 생각한다. (최)원태, (신)재영이 같은 선발들도 기대된다. 그리고 나머지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나와 상수, 보근이 같은 다른 선수들이 또 채워주면 된다. 개인적으로는 우리 팀에 포스트시즌을 못 나가본 후배들에게 목표 의식을 갖게 하려고 한다. 그래서 경기에서도 모범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여전히 쑥스러워 했지만 어떤 질문을 해도 오주원은 팀, 후배들을 떼어놓고 생각하지 않았다. 어느새 선배라는 호칭이 자연스러워진 오주원이 2018 시즌 팀의 마운드를 어떻게 이끌어나갈지 기대를 모은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코리아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