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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데일리 김민정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 주 남서부에서 동시다발로 발화한 산불 가운데 일부는 진화가 이뤄지고 있으나 가장 큰 불인 벤추라 산불이 2주째 여전히 맹렬한 기세로 확산되고 있다. 이에 북서부 해안 도시 샌타바버라까지 위협해 군용 무인정찰기까지 동원됐다.

캘리포니아 소방당국과 미 방송에 따르면 6곳의 산불 가운데 지난 4일 저녁 처음 발생한 벤추라 산불은 현지시각 10일 오전 현재 서울시 면적보다 큰 700㎢를 태웠지만, 진화율은 여전히 15%에 불과하다.

벤추라 산불로만 주민 8만8천여 명이 대피했고 사망자도 나왔는데, 불길이 해변 샌타바버라 쪽으로 확산하고 있어 이 지역에도 대피령이 내렸다. 카핀테리아와 몬테시토 지역이 불길에 휩싸여 있고, 샌타바버라 주에서는 8만여 가구가 정전됐다.

소방국에 따르면 이 지역에는 작은 협곡이 많은데 불이 일종의 굴뚝효과를 일으켜 협곡을 타고 번져나가는 양상을 띠고 있다. 국립기상청은 “새로 산불이 번진 지역은 매우 빠른 속도로 확산하는 상황”이라며 “LA와 벤추라 지역에는 산불 경보가 계속 내려져 있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이날 시속 80㎞의 강풍이 다시 불어 불길이 거세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더불어 짙은 연기 속 불길 방향 파악이 어려워, 군용 무인 정찰기가 현장에 투입됐다. 헬기보다 두 배 높은 고도에서 정밀 센서로 연기를 뚫고 불길의 이동 추이를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다. 미 전투비행단장인 션 네이빈은 “불이 어디로 움직이는지 그리고 불씨가 4~5마일 날아가는 것도 실시간으로 소방대원에게 알려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벤추라 산불 피해 지역을 방문한 제리 브라운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캘리포니아에서 산불은 일상이 돼 간다. 주민들은 새로운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불이 생명과 재산, 이웃을 위협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먼일 같았던 상황이 현실이 된다"고 말했다. 브라운 지사는 "어쩌면 크리스마스 때까지 화마와 맞서 싸워야 할지 모른다"며 사투 중인 소방관들을 격려했다.

한편 나머지 다섯 곳의 산불은 50%에서 80%까지 진화가 이뤄져 대피했던 주민이 돌아오는 등 진정국면으로 들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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