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데일리 박지영 기자]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이 차기 협회장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그간 황 회장은 연임이 유력시되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번 그의 발표는 사실상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4일 황 회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차기 협회장에 도전하지 않겠다"면서 "내년 2월 4일이 임기인 만큼, 오늘 거취를 빨리 밝혀야 이사회와 후추위도 준비되고 회장 후보로 활동하는 분들이 확신을 갖고 임할 수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그동안 가끔 제게 연임 여부를 질문할 때마다 똑같이 대답을 드렸다"면서 "저의 의지와, 가족, 그리고 시대적 분위기, 회원사들의 니즈 등 3박자가 맞아야 연임이 가능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최근 시대적 분위기엔 다소 제가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현직 회장 프리미엄을 활용하면 회원사들의 호응이나 재선 도전 가능성은 나쁘지 않지만, 새 정부 들어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자는 생각이 크게 작용했다는 견해도 내비쳤다.

 

그러나 타 유관기관 협회장 대비 회원사들의 투표제로 선출되는 금투협회장의 아름다운 전통이 훼손되지 않길 바란다는 당부의 말도 전했다. 은행연합회, 생보협회 등 타 금융기관협회 대비 금투협은 240여개 회원사들의 투표제로 선출되는 자리다.

 

황 회장은 "자본시장 30대 과제 등 아직도 업계에서 해결해야 될 과제가 많다"면서 "제가 협회를 떠나더라도 차기 협회장과 업계에서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 끝까지 경주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과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일각에선 황 회장이 연임을 포기한 배경에 대해 최근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강경발언이 한몫한 것 아니냐는 배경도 나온다.

 

취임 때부터 '업계의 해결사'를 자처한 황 회장은 당선 이후 제시한 해외펀드 비과세 도입 공약, ISA 도입, 초대형 IB 도입 등 주요 공약들을 성사시켰다. 그는 1975년 삼성물산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해 옛 삼성투신운용과 삼성증권 사장을 맡았고 2004년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 KB금융지주 회장에도 올랐다.

금융권을 잠시 떠났다가 2015년 2월 자율투표를 거쳐 제3대 금융투자협회장으로 화려하게 컴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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