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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데일리 김민정 기자]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한 외신들은 수십년간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가 드러나 논란의 중심에 선 할리우드 유명 영화 제작자 하비 웨인스타인(65)이 자신이 공동 설립한 웨인스타인 컴퍼니에서 해고됐다고 보도했다.

웨인스타인 컴퍼니 경영진은 성명을 통해 “회사 임원진은 최근 며칠 새 밝혀진 웨인스타인의 불법 행위와 관련한 새 제보들을 고려해 그에 대한 고용을 즉시 종료하고 이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 윤리 강령을 위반한 사안 등에 따라 하비 웨인스타인에게 전자우편으로 이같이 통보했다고 덧붙였다.

NYT는 지난 5일 웨인스타인이 자신의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영화배우 애슐리 주드와 회사 여성 직원을 거의 30년간 성추행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피해 여성들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웨인스타인이 불러서 가보니 그가 거의 나체 상태로 나타나 마사지를 해 달라거나 샤워하는 모습을 지켜봐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쥬드는 “웨인스타인이 1990년부터 2015년까지 최소 8번 정도의 성추행을 했다”며 “그가 업무상 오전 미팅을 위해 나를 페닌슐라 베버리힐즈 호텔로 초대해 놓고 내 앞에 목욕 가운을 입은 채로 등장해 놀라게 만들었다. 거부했음에도 계속 마사지를 해줬고 샤워하는 것을 지켜볼 것인지를 물었다”고 주장했다. 배우 로즈 맥고완(44)은 지난해 10월 할리우드 유력 인사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는 사실을 공개했으나, 이번에 그 상대가 웨인스타인이었음이 확인됐다. 맥고완은 트위터에 “할리우드의 여성들이여, 당신들의 침묵에 귀가 먹먹하다”며 추가 폭로를 촉구하기도 했다.

NYT는 웨인스타인이 과거 몸담았던 영화 스튜디오 미라맥스 시절부터 이 같은 행위를 저질렀고 피해 여성들과 최소 8차례 법적으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후 웨인스타인은 장문의 성명을 통해 이러한 사실을 시인하며 “다시 한 번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그는 지난 6일부터 무기 휴직 중이다.

하비와 밥 웨인스타인 형제는 1979년 미라맥스 스튜디오를 설립해 ‘굿 윌 헌팅’과 ‘펄프 픽션’ 등으로 성공을 거뒀다. 하비 웨인스타인은 2012년에는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순위 안에 들었으며 그동안 버락 오바마의 대선캠프에 기부를 하는 등 민주당을 지지했다. 지난 1월에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첫째 딸인 말리아가 ‘웨인스타인 컴퍼니’에서 인턴쉽을 할 계획이라는 보도가 전해지기도 했다. 형제는 2005년 미라맥스를 떠나 웨인스타인컴퍼니를 설립했다. 웨인스타인컴퍼니는 한 때 ‘아카데미상 제조기’라고 불릴 정도로 이름을 떨쳤지만 최근 몇 년 동안은 이렇다 할 흥행작을 내놓지 못하며 부진을 겪고 있다.

한편 이번 웨인스타인 사태를 통해 할리우드에 만연한 성폭력도 다시 조명되고 있다.

영화와 티브이 시리즈물을 제작하는 에이치비오(HBO)사의 책임프로듀서 제니퍼 코너는 “우리가 되돌아보고 말하기 시작한 순간이다. 모두 변화하기 시작했다”며 “할리우드의 어떤 남자도 영화나 티브이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것을 두려워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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