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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11일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된 뒤 “존재감을 내려 한 것은 아니고 국민의당이 20대 국회에서 결정권을 갖고 있는 정당”이라고 말했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 동의안이 11일 국회에서 부결된 것은 기본적으로는 김 후보자의 이념 편향성 등 개인 자질 문제였다. 그러나 정치적으로는 신(新)권력으로서 기세를 탄 청와대와 야당이 다수인 국회의 힘겨루기가 본격화됐다는 의미가 있다. 야당에서는 특히 이번 표결을 통해 '1여(與) 3야(野•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에서 '신(新) 야권연대' 가능성과 함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힘'이 증명된 것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다수의 횡포"라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실제 표결을 앞두고 이날 오전 민주당과 국민의당 양당 원내지도부는 찬반 예상 숫자를 점검해 교환했다고 한다. 하지만 부결 결과가 나온 후 박홍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국민의당에서 밝힌 수보다 5명 적게 나왔다”고 화살을 돌렸다. 다른 한 초선 의원은 “국민의당이 사실상 김 후보자를 낙마시켰다”며 “이건 안철수 작품”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당에 한 방 먹었다”(한 당직자)는 말도 나왔다.

부결 선언 이후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은 국민의당 의원들이 앉아 있는 쪽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웃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국민의당이 한 건 했다는 뜻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선명한 야당 정체성을 강조하며 정부•야당을 향한 ‘강경 노선’을 천명해 온 안 대표와 국민의당은 여소야대 및 4당 교섭단체 체제에서 확실한 영향력을 보여 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동균 정의당 부대변인은 '20대 국회 결정권을 가졌다는 안철수 대표께 드리는 고언'이라는 이날 논평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오늘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 사태에 대해 '국민의당이 20대 국회 결정권을 가졌다'고 말했다"며 "안철수 대표는 사상 초유의 헌재소장 임명동의안 부결과 헌재소장 최장기 공백 사태에 일조한 것이 무척이나 자랑스러운 모양이다"고 꼬집었다.

이어 "오늘 부결 사태를 두고 국민들의 시선은 벌써부터 국민의당으로 향하고 있다. 무기명 투표이긴 하지만 정황상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되고 있는 상황이다"며 "안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국민의당이 주범이라고 자백한 것과 마찬가지다"고 안 대표의 경솔한 발언을 정면 비판했다.

그러면서 "중간을 좋아하는 안철수 대표께 충고드린다"며 "가만 있으면 '중간'은 간다는 금언을 항상 염두에 두고 정치를 하기 바란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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