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화면 캡쳐

[코리아데일리 김민정 기자]

방송인 김제동(43)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기지가 있는 경북 성주군 소성리를 방문해 주민들을 위로했다.

8일 김제동은 혼자 승용차를 타고 밀짚모자와 흰색 셔츠, 청바지 차림으로 소성리 마을회관 앞 도로에서 열린 종교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를 본 소성리 할머니들은 연신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김 씨를 향해 왜 우리를 죽이려고 하느냐. 대통령이 돼서 왜 이렇게 절망을 시키느냐. 우리는 태산같이 믿었는데 어떻게 그런 행동을 하느냐”고 원망한 뒤 “지난번 (사드가) 들어 온 것도 가슴 아픈데, 전부 다 들어왔으니 사람이 어떻게 사나. 국회의원이라는 사람들은 전부 싸움이나 한다. 그렇게 좋으면 자기들 앞에 가져다 놓으라”고 성토했다.

이에 김 씨는 “오늘까지만 울고 이제 힘내자”면서 할머니들의 옷깃을 잡거나 어깨를 두드리며 위로했다. 이날 김 씨는 주민들 옆에서 함께 미사에 참석했고, 문규현 신부가 강론 시간에 넘긴 마이크를 받았다. 그는 “경제적 보상이든 뭐든 필요없고, 원래 살던 그대로 살게 해달라는 게 할머니들의 요구이며, 삶을 파괴하지 않는 게 정부의 역할”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경제적 보상 이런말 입에 담으면 삶의 존엄을 짓밟는 행위다. 돈 몇 푼 없어도 다른 사람 먹이고 자식 먹이고 했다. 그런 얘기는 입에 담을 수 없다”고 말했다.

문규현 신부는 “국민을 짓밟고 사드가 들어온들 안보에 무슨 도움이 될 것이며 평화를 지킬 수 있겠느냐. 폭력으로, 무기로, 전쟁으로는 평화를 지킬 수 없고 평화를 살릴 수 없다. 평화를 살리는 것은 평화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문 신부는 이어 “소성리가 있는 그대로 살게 하는 것이 평화이고 국가가 할 정치다. 비록 이 땅을 밟고 사드가 들어갔지만 우리의 의지와 욕망은 절대 꺾이지 않았고 빼앗기지 않았다. 더욱더 굳건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김 씨는 “할머니께서 ‘니가 유명하니까 얘기하면 대통령도 말 듣고 정부도 말 듣지 않겠나’ 하시는데 올라가서 마이크 들고 그렇게 얘기하겠다”고 약속했다. 오후 4시 20분 경 미사를 마친 후 김 씨는 마을회관에 모인 주민들과 편하게 이야기를 나눈 후 5시 경 서울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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