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화면 캡쳐

[코리아데일리 김민정 기자]

참담한 시리아 내전 현장에서 흰색 헬멧을 착용하고 부상자를 구조해온 민간 구조대 ‘하얀 헬멧’이 무장 괴한의 습격을 받았다. 이들의 총살 처형은 국제사회에 충격을 안겨주고, 규탄의 목소리를 불러일으켰다.

13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시리아 북서부 이들리브 주 인근 사르민 마을의 하얀헬멧 지부가 전일 정체불명의 무장 세력에 의해 급습을 당했다. 이로 인해 대원 7명이 총에 맞아 숨졌다. 희생된 이들은 모두 머리에 총상을 입었다고 시리아 인권관측소(SOHR)가 전했다.

13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전날 ‘하얀 헬멧’ 대원 7명이 총격 살해된 사건에 대해 이날 성명을 내고 “슬픔에 잠겼으며, 소름이 끼칠 만큼 충격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복면을 쓴 괴한들이 저지른 이 비열한 행위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위험한 상황에서도 생명을 구하기 위해 가장 먼저 달려가 지칠 줄 모르고 일했던 민간 자원봉사자들의 목숨을 앗아갔다”고 테러 행위를 비난했다. 프랑스 외교부도 이번 공격을 규탄했으며, 유엔 인도주의 업무조정국(OCHA) 또한 “비탄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공격 배후를 자처하는 세력이 아직 나타나지 않은 가운데, 대원들이 사용하던 무전기와 차량도 현장에서 사라졌다. 범인들의 신원이나 동기는 불분명하나, 인근 지역을 통제하는 알카에다 연계 급진 반군 ‘타흐리트 알샴(HTS)’조차 이번 사건을 “못난 범죄”로 규탄했다. 하얀 헬멧이 내전 과정에서 세운 활약상과 공로를 비춰 봤을 때, 이번 범행은 더욱 잔인하다는 것이다.

2013년 자원봉사단으로 출발한 하얀 헬멧에서는 현재 3천 여 명의 대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최전선에서 혼신으로 활동하는 이들은 자주 폭격기 공습이나 자살폭탄 테러의 희생양이 되곤 했다. 또 주로 반군 지역에서 활동해 정부군에 의해 ‘테러범’으로 지목된 바 있다. 하얀헬멧은 지금까지 시리아 내전 현장에서 6만 명이 넘는 사람들을 구해내며 지난해에는 노벨 평화상 후보로 선정되기도 했다.

평화를 위해 일생을 바친 이들에게 가해진 무자비한 습격은 국제사회에 원성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한 만큼 비통함을 자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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