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딸 숨지자 사체 문현동에 있는 동거남 집 냉장고 보관해온 혐의

동거남과 이별 두려워 출산 사실 숨기고 시신 유기한 것으로 조사

[코리아데일리 이창석 기자]

▲ 냉장고에 아기 시신 2구를 유기한 친모가 동거남과의 이별이 두려워 출산 사실을 숨기고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코리아데일리 DB

냉장고에 아기 시신 2구를 유기한 친모가 동거남과의 이별이 두려워 출산 사실을 숨기고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20일 영아살해 및 사체유기 혐의로 전날 구속된 친모 김모(34·여) 씨는 생부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동거남이 알게 되면 헤어지자고 할까봐 출산과 시신 유기 사실을 숨긴 것으로 조사됐다고 범행 동기를 밝혔다.

김 씨는 2014년 9월과 지난해 1월에 낳은 두 딸이 숨지자 사체를 부산 남구 문현동에 있는 동거남 A 씨의 집 냉장고에 보관해온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두 사람은 5년 전부터 알게 돼 연인 사이로 발전했고 지난해 4월부터 A 씨의 집에서 동거를 시작했다.

A 씨는 “김 씨는 약간 배가 나온 체형이어서 신체적 변화 등 이상한 점은 전혀 없었고 냉장고에 아기의 시신이 있는지도 몰랐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김 씨의 동거남 A 씨는 사건과 무관한 것으로 잠정 결론 내렸다.

경찰 조사결과 김 씨는 병원에서 아기를 출산하고 집으로 데려온 뒤 이틀간 방치하다가 숨지자 냉장고 냉장실에 보름간 보관하다 냉동실로 옮겼다.

김 씨는 아기의 시신이 다른 사람에게 발각돼 처벌받는 것을 피하려고 자신이 사용하는 냉장고를 유기 장소로 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병원에서 몸무게 3㎏ 정도로 태어났으나 집에서 숨진 이후 보름간 냉장실에 보관된 시기에 심한 부패가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며 “발견 당시 사람의 체형이라고 볼 수 없는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2014년 9월에 태어났다가 사망한 또 다른 아기의 시신은 부패가 심해 19일 실시한 부검결과에서 사인을 확인할 수 없었다. 아기는 양막이 얼굴에 씌워져 있어 호흡장애가 발생했고 체온 관리와 초유 수유 등을 소홀히 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아기와 동거남의 DNA를 채취해 국과수에 추가 분석을 의뢰한 상태다. 김 씨의 휴대전화 통화내역 조회 등을 통해 생부 존재를 확인하고 사건 관련성도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에 발견된 시신 외에 추가 시신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추가 수사가 마무리되면 다음 주에 사건을 검찰로 송치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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