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자금 마련위해 선수 감독 선수부모등 에게 8200만원 가로채

볼링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1·3위 성적을 낸 선수들을 고의로 탈락시키고 다른 선수를 발탁하는 등 ‘선발 비리’를 벌인 전 볼링 국가대표 감독이 구속됐다.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선발 비리’를 벌인 전 볼링 국가대표 감독 강모(64) 씨를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강 씨는 지난 2010년 중국 광저우 아시안게임 출전을 위해 열린 평가전에서 선수들의 성적을 조작, 경기력향상위원회에 제출해 1위와 3위를 차지한 이들을 출전하지 못하게 한 혐의다.

강 씨는 6명을 뽑는 국가대표 선발절차에서 1, 3위 성적을 받은 선수들에게 지도자 점수를 0점을 부여해 7, 8위로 떨어지고, 7, 8위였던 선수 2명이 5, 6위로 되도록 성적을 조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선발절차는 평가전(70점) 점수와 지도자(30점) 점수로 구성된다.

강 씨는 당시 해당 선수들에게 “너희는 군대를 갔다 왔으니 군대를 안 간 선수에게 양보하라”고 강요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1, 3위에 해당한 선수들은 국가대표로 선발되지 못한 반면, 7, 8위에서 5, 6위로 올라간 선수들은 광저우 아시안게임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 군 면제, 연금 등 혜택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강 씨는 실업팀의 청탁을 받아 국가대표 선수들을 강제로 이적할 팀을 지정하고, 선수·선수 부모·실업팀 감독들 8명으로부터 스카우트비 4850만원을 빼앗은 혐의도 받고 있다.

강 씨는 1999년부터 9년간 국가대표 감독을 하고 볼링협회 간부로 재직하며 볼링계에선 ‘대통령’이란 별칭을 얻을 정도로 권력이 막강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강 씨는 국가대표 감독직을 그만둔 뒤인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는 도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선수, 실업팀 감독, 선수 부모 등에게 “생활비가 없다. 돈을 빌려 달라”며 24명으로부터 8200여 만 원을 받아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해 금품을 갈취하는 사례에 대해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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