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데일리 칼럼] ‘이변은 없다’

 

대선일 D-5. 오늘 내일 양일간 대선 사상 첫 사전투표가 실시된다. 사전투표는 신분증만 있으면 전국 3507개 투표소에서 누구나 투표할 수 있다. 이번부터는 투표 후 자신이 지지한 후보를 표시하는 인증샷이 가능하다. 투표 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중앙선관위는 6일 지역별 투표율을 공개할 예정이다.

2위 자리를 놓고 안철수, 홍준표 후보가 치열한 지지율 싸움을 보이는 가운데 선거법에 따라 어제부터 9일 투표 마감 시각인 오후 8시까지 기간 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는 공표가 금지된다. 이른바 ‘깜깜이’ 기간이 시작됐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문재인 후보는 40% 전후의 지지율로 여전히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일부 조사에서는 홍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안 후보를 앞선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두 후보 모두 20%를 넘지 못하고 있다. 눈여겨볼 점은 바른정당 의원들의 집단 탈당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유승민 후보의 지지율이 급상승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유 후보의 뒤늦은 지지율 상승은 의미가 없을 정도다.

2위 자리를 단독 확보해 문 후보와 ‘양자 대결’로 이끌어야만 승산이 보이는 홍-안 후보 측은 서로 “우리에게 숨은 표가 10% 이상 있다”며 “막판 뒤집기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여론조사 전문가들도 ‘샤이 보수’ 등 ‘숨은 표’의 선택에 따라 막판 지지율 변동을 부정하지는 못한다. 특히 대형 네거티브 악재가 터지거나 깜짝 후보 단일화가 이루어지는 경우에는 현재의 판세가 크게 뒤집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한 전문가는 현재 숨은 보수로 볼 수 있는 유권자는 2012년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했지만 현재는 지지 후보가 없는 10% 안팎이라고 내다봤다. 샤이 보수와 같은 숨은 표가 존재하는 건 사실이지만 더 넓게는 숨은 표를 포함한 20%~25%의 부동층이 후보를 결정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이철우 한국당 선대위본부장은 “보수우파들이 여론조사에 적극적으로 응답을 하지 않고 있다”며 “여론조사에선 안 잡히는 우파들의 표는 결국 2번으로 쏠려서 우리가 이길 것”이라고 주장한다. 김성식 국민의당 전략본부장은 “바른정당 의원 탈당 사태에 대한 역풍이 거셀 것”이라며 “1, 2번의 극단적 대결과 보복의 정치를 끝내야 한다는 표심이 결국 (안 후보가 선두로 가는) ‘골든크로스’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에 대해 민병두 민주당 특보단장은 “선거 구도가 ‘문재인 대 반문재인’의 흐름에서 ‘문재인 대 각자 지지하는 후보’로 흐름이 바뀌면서 숨은 표가 있더라도 미미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번 선거에서 ‘이변은 없다’고 전제한다면, 아쉽지만 가장 득을 본 후보들이 있다. 바로 심상정, 유승민 후보다. TV토론에서 다른 후보들을 제치고 발군의 스타로 등장한 심 후보는 좌파(진보)의 ‘마(魔)의 지지율 5%’를 넘어섬으로써 향후 입지를 공고히 다지는 성과를 거둔 것이다. 한편 바른정당은 의원들의 집단 탈당 이후 역설적으로 당원 등록과 후원금이 쇄도하고 있다. 사퇴 압력에 시달리던 유 후보 개인에 대한 지지와 동정의 의미도 있겠지만 진짜 바른정치에 대한 보수 지지층의 뒤늦은 격려로 다음을 기약할 수 있게 된 점이다.

어쨌든 며칠 후면 새 대통령이 결정된다. 새 대통령은 국민이 왜 그를 선택했는가를 먼저 생각해야 될 것이다. 말로만 소통과 화합을 강조하는 립서비스는 필요 없다. 국민의 바람에는 아랑곳없이 새로 권력을 잡은 세력이 과거 권력을 행사했던 세력과 그 시대를 공격하는 일에만 열중한다면 그런 권력은 차라리 없는 것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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