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 친선 아무리 소중해도 핵과 바꾸면서까지 구걸할 우리 아니다”

중국이 최근 미사일 실험을 강행하는 북한에 대해 제재 움직임을 보인 가운데 북한 매체가 중국을 향해 ‘붉은 선(레드라인)’을 넘었다며 이례적으로 강한 비난을 쏟아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3일 김철이라는 인물 명의로 ‘조중관계의 기둥을 찍어버리는 무모한 언행을 더 이상 하지 말아야 한다’는 논평에서 “잔혹한 제재놀음에 매달리는 것은 조중관계의 근본을 부정하고 친선의 숭고한 전통을 말살하려는 용납 못 할 망동이다”고 주장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또 “‘붉은 선’은 그 어떤 경우에도 상대방의 존엄과 이익, 자주권을 침해하지 않는 것이다”며 “우리에게 핵은 존엄과 힘의 절대적 상징이며 최고 이익이다”고 ‘북핵 불포기’ 의지를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이어 ‘붉은 선’을 “중국이 난폭하게 짓밟으며 서슴없이 넘어서고 있다”며 “조중 친선이 아무리 소중한 것이라고 해도 목숨 같은 핵과 맞바꾸면서까지 구걸할 우리가 아니라는 것을 똑똑히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대북제재에 대해 “제재의 끈을 조금만 조이면 손들고 관계 복원을 구걸하리라고 기대하는 것이야말로 어리석은 계산이다”고 정면 반박하기도 했다.

중국 환구시보·인민일보는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원유 공급을 대폭 축소하는 등 제재에 나설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미국이 북한 핵시설에 대해 ‘외과수술식’으로 공격하는 데 대해서도 반대하지 않겠다는 등 미국의 대북 강경책에 동조하는 목소리를 냈다.

한편 통일부 당국자는 4일 열린 브리핑에서 북한의 이번 보도에 대해 “중국을 직접 지칭하면서 비난한 것은 대단히 이례적이다”고 평가했다. 다만 ‘김철’이라는 개인명의를 이용해 발표한 데 대해서는 “수위를 조절한 면도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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