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데일리 칼럼] ‘5·9 대선’ 뒤흔들 잠재적 변수는

 

D-21일. 5·9 대선까지 딱 3주 남았다. 60일 선거 기간 가운데 3분의 1만 남은 시점이다. 현재 문재인–안철수의 양강 구도가 굳어진 것 같지만 ‘정치는 생물’이라 단정할 수 없다. 여전히 대선판을 뒤흔들 변수는 남아있다는 얘기다.

현재의 양강 구도는 지향점을 잃은 보수층이 문재인보다는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는 전략적 선택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가진다. 따라서 보수 후보간 단일화가 이루어지면 안 후보의 지지세가 흩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세대별로는 40대 이하에서는 문 후보가, 50대 이상에서는 안 후보가 앞선다는 것이 여론조사 추세다. 그런가 하면 현재 지지하는 후보를 바꿀 수도 있다는 응답자가 무려 26%에 달한다. 연령별로는 20대~30대, 성향별로는 중도·보수층다. 이들이 최종적으로 누구를 지지할 것인지가 가장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결국 보수층의 전략적 선택 여부와 세대별 투표율이 관건이다.

다음으로는 역대 선거 때부터 큰 영향력을 행사해온 TV토론이다. 종편을 비롯한 여러 매체들이 실시간 중계를 하고, 이를 지켜보는 유권자들의 SNS가 뜨거운 반응을 연이어 전달한다. 원내 의석을 가진 5당 후보를 중심으로 19일부터 앞으로 5차례 TV토론이 남아있다. 그 중 세 차례는 이른바 대본없는 스탠딩 토론으로 진행된다. TV토론의 영향력이 더욱 커진다는 평가다.

어느듯 대선판의 공식으로 자리잡은 막판 후보간 연대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의 지지율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으면서 ‘후보 사퇴’를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물론 유 후보는 “부당하고 반민주적인 목소리에 한 번도 굴복한 적이 없다”고 일축하며 완주 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유 후보와는 결이 다르며 연대해봤자 실익도 없다면서 “우파가 지면 낙동강에 빠져야 한다”며 보수층 결집을 촉구한다. 그냥 백기 투항하라는 말과 다름없다. 선거가 종반으로 갈수록 3위 이하 후보의 합종연횡이 가속화될 것이다. 이에 따라 1, 2위간 위상이 흔들리면 놀랍게도 문재인-심상정 후보간 깜짝 ‘진보 단일화’가 예상되기도 한다.

호남의 선택 또한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호남은 그동안 민주당 계열 후보에 90% 안팎의 몰표를 몰아주는 것이 관행이었다. 하지만 2016년 총선에선 국민의당이 호남 의석을 거의 싹쓸이한 이변이 생겼다. 현재 호남은 ‘야-야’ 대결로 누구를 선택해도 정권교체를 확신하기 때문에 문-안 두 후보에게 표심이 분산돼 있다. 이제까지 보지 못했던 양상이다. 그러나 두 후보를 놓고 저울질하다가 가능성이 높은 쪽으로 막판 ‘쏠림 현상’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것이 일반적인 전망이다.

마지막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위기가 숨은 변수로 등장할 수 있다. 특히 과거 군부정권이 전가의 보도처럼 이용했던 ‘북풍’은 비록 영향력이 대폭 감소됐지만 현재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맞물리면서 의외의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칼빈슨 항모를 비롯한 미국의 군사력 전개와 김정은의 도발이 실수건 의도적이건 어떤 형태로 맞부딪치면 의외로 폭발력을 가지게 될 것이다.

정치에서 최선은 없는 법이다. 오죽하면 차선이라도 뽑으려다 최악을 뽑는다는 경구가 나왔을까. 위기 국면에서 우리 유권자들은 최악이 아닌 차악을 뽑는 심정으로 현명한 선택을 하리라고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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