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리아데일리 DB

국내 쇠고기 자급률은 37.7%로 13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청탁금지법과 경기침체 등의 영향으로 한우농가의 고통이 날로 심해지고 있다.

2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한육우 및 돼지 부문 수급 동향과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쇠고기 자급률 40% 붕괴는 2003년(36.3%) 이후 13년 만에 처음이다.

올해 쇠고기 자급률은 36%~39%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고 농촌경제연구원은 추정했다.

지난해 쇠고기 수입량은 전년 대비 21% 증가한 36만2000t이다. 쇠고기 수입이 전면 자유화된 2001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이 두드러졌다. 우리나라 1인당 연간 쇠고기 소비량이 지난해 11.5㎏(추정치)으로 전년(10.5㎏)보다 증가한 것도 저렴한 수입고기 공급량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농촌경제연구원은 설명했다.

한우는 지난해 가격이 치솟으면서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받았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발효 시점인 2012년을 기점으로 가격 폭락을 우려한 농가들이 사육 마릿수를 대폭 줄이고 정부가 암소 감축에 나서면서 한우 공급량이 빠른 속도로 감소했다. 송아지 생산에서 한우 고기로 출하하기까지 3년 가까이 걸리므로 사육 마릿수 감소의 여파는 2015년 말부터 가시화됐다. 지난해 한우 가격은 고공 행진을 했으며. ㎏당 평균 도매가격이 2만원에 육박한 적도 있다.

보고서는 올해 전국 평균 한우 도매가격이 ㎏당 1만7230원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보다 5% 정도 하락한 수준이지만 여전히 비싼 편에 속한다.

여기에 지난해 시행된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한우를 선물로 주고받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한우농가는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쇠고기 시장이 수입산에 잠식당하지 않으려면 ‘품질의 고급화’에만 주력했던 그동안의 산업 방향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황명철 농협경제지주 축산지원부 팀장은 “우리나라는 한우 품질의 고급화를 위해 ‘혈통’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서 소 품종도 한우와 육우 등으로 국한돼 있다”며 “한우 사육 특성상 갑자기 산업 방향을 틀기가 쉽지 않겠지만 수입고기와의 가격 경쟁에서 살아남고 소비자들의 선택 폭도 넓어지도록 국산 쇠고기 시장의 다양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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