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맹호 민음사 회장. 사진=민음사 제공

국내 출판계의 거목 박맹호 민음사 회장이 22일 0시4분 별세했다. 향년 83세. 1934년 충북도 보은에서 태어난 고인은 청주사범학교에 진학 이후 서울 경복중를 거쳐 서울대 문리대를 수학했다.

1955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응모해 부산정치파동을 풍자한 소설 ‘자유 풍속’을 투고했지만, 당시 오상원의 ‘유예’가 당선되면서 고배를 마셨다. 이후 50여년이 지난 201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명예 당선작’으로 선정됐다.

1966년 서울 청진동의 비좁은 옥탑방 사무실에서 시작한 민음사는 창업 후 5000여 종이 넘는 책을 펴내며 한국 지식사회를 이끌어왔다.

출판사 이름인 민음사는 ‘올곧은 백성의 소리를 담는다’는 의미이다. 국내 책시장에 판을 치던 일본책 해적판을 몰아내고, 우리의 얼을 담은 서적을 채우겠다는 목표가 담겼다.

고은, 김수영, 김춘수, 이청준, 이문열 등 문인들이 민음사를 통해 이름을 알렸고, 문학은 물론 철학과 사상 분야의 이론들이 민음사를 통해 국내에 소개됐다.

대표적 일본 글쓰기 방식인 세로쓰기를 과감히 탈피, 책 편집을 가로쓰기로 바꾼 것도 박 회장이 처음이었다. 1980년대 초 대한출판협회 부회장 시절 ‘출판 산업’이라는 말을 처음 사용하며 출판의 산업화, 현대화를 이끌었다.

유족으로는 부인 위은숙씨와 상희(비룡소 대표이사), 근섭(민음사 대표이사), 상준(사이언스북스 대표이사)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에 마련됐다.

발인 24일 오전 6시. 장지는 용인시 처인구 이동면 묘봉리 120의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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