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세월호 영화를 상영해?…부산영화제 예산 전액 삭감시켜

김기춘, 문화계 관리 전방위 압력 행사한 것으로 보여

[코리아데일리 박승훈 기자]

▲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정부의 대응을 비판한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벨'을 상영했다. 영화가 상영된 뒤 "부산국제영화제 예산을 전액 삭감하라"는 김 실장의 지시가 문화체육관광부로 내려왔다. 사진=코리아데일리 DB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대해 수사 중인 특별검사팀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부산국제영화제에 부당한 압력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

18일 SBS 뉴스에 따르면 최순실 씨 국정농단을 수사하고 있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부산국제영화제 예산을 전액 삭감하라고 지시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부산국제영화제를 불순 문화단체로 낙인찍힌 것은 세월호 참사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정부의 대응을 비판한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벨'을 상영했다. 영화가 상영된 뒤 "부산국제영화제 예산을 전액 삭감하라"는 김 실장의 지시가 문화체육관광부로 내려왔다.

문체부는 영화제 예산을 담당하던 영화진흥위원회에 이를 전달했고, 영진위는 예산 일부를 삭감하는 결정을 내렸다.

부산국제영화제 예산은 2014년 14억6000만 원에서 이듬해 8억 원으로 크게 줄었다.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수첩에도 김 전 실장이 다이빙벨을 예로 들며 "문화예술계의 좌파적 책동에 전투적으로 대응하라"고 지시한 내용이 들어있었다.

특검팀은 김 전 실장의 직권남용을 "예산심의 규정을 무시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영화를 상영했다는 이유로 예산을 삭감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입증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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