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캡처

필리핀에서 여러 해 동안 인력 수출 사업을 하던 50대 사업가가 현지 경찰이 연루된 조직적 범죄 집단에 납치돼 살해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17일 “지난해 10월 납치됐던 지모(53) 씨가 납치 당일 목이 졸려 살해됐다는 내용을 전날 필리핀 경찰청으로부터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필리핀 당국이 용의자 8명을 조사했는데 그 중 필리핀 현직 경찰관이 2명, 전직 경찰관이 1명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직 경찰관이 차 안에서 목을 졸라 지 씨를 살해하고 다른 경찰관이 공범으로 가담했다”고 말했다. 현직 경찰관 두 명은 각각 경사와 경장급인 것으로 알려졌다.

납치범들은 지 씨를 살해한 후 시신을 전직 경찰관이 운영하는 화장장에서 소각, 증거인멸까지 시도했다고 당국자는 설명했다. 하지만 지 씨를 살해한 경찰관은 현재 자백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필리핀 앙헬레스에서 거주하던 지 씨는 지난해 10월 18일 자택 인근에서 괴한들에 의해 납치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경찰관이 포함된 용의자들이 피해자에 대해 마약 관련 혐의로 수사하는 척하면서 끌고간 것으로 현지 수사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경찰조사 결과 사건 5일 전 경찰관 부인 소유의 차량이 피해자 아파트에 다녀간 장면이 포착됐고, 사건 이틀 후 마닐라에서 현금 인출기에서 지 씨 카드로 돈을 두 차례 뽑은 것도 파악됐다. 납치범들은 범행 2주일 후에 몸값으로 800만 페소(약 1억9300여만 원)를 요구해 지 씨 가족으로부터 500만 페소(약 1억2000여만 원)를 받았으나 지 씨를 돌려보내지 않았다.

필리핀 경찰 당국은 납치 범죄만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납치전담반’(AKG)에 이번 사건을 담당하라고 지시, 수사를 통해 용의자를 특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 검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특별검사를 임명, 특수케이스로 다룰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 빼르빽도 아사히 외교장관은 17일 윤병세 외교부 장관에게 전화해 해당 사건 결과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사건 경과를 상세히 설명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현 단계에서 철저한 수사 및 진상조사가 필요하며, 다음 단계로는 국가권력에 의한 사건이라는 점에서 국가 배상을 제기할 수 있는 건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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