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병 “폐하‘ 거의 쏠 뻔 했습니다”

▲ 캡쳐 WIKIPEDIA

엘리자베스 2세 영국여왕이 4일(현지시간) 새벽 버킹엄 궁궐 정원을 산책하다 경비병의 총에 맞을 뻔했다.

영국 일간 미러는 이날 오전 3시께 경비병이 정원에서 인기척을 느껴 “누구냐”고 고함을 지른 뒤 신원확인 요청을 했다. 정원을 걷고 있던 사람은 다름 아닌 새벽 산책 중인 엘리자베스 여왕이었다. 경비병은 여왕임을 확인하자마자 “젠장(Bloody hell), 폐하, 거의 쏠 뻔 했습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고 미러는 보도했다. ‘젠장’이라는 말은 여왕을 향해 하기엔 부적절한 단어였다는 점을 이내 깨달은 경비병은 꾸중들을 것을 걱정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그건 괜찮다(That's quite all right)”며 “다음번에는 나를 쏠 필요가 없도록 미리 사전에 전화를 걸겠다(I'll ring through beforehand so you don't have to shoot me)”고 답했다고 한다.

▲ 인디펜던트 캡처

엘리자베스 여왕은 ‘심야 궁궐 산책’을 즐긴다. 특히 잠이 안 올 때면 겨울 코트를 입은 채로 궁궐 이곳저곳을 걸어 다닌다는 것. 최근 들어 산책 횟수가 급격히 드물어졌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1926년생으로 고령 탓에 올 초에는 심한 독감으로 신년 예배에도 불참하기도 했다.2014년 한 해 동안 196회 공식 일정을 소화했지만 작년엔 177회에 그쳤다. 일부에선 여왕이 업무를 축소하면서 차기 왕실 안주인으로 점쳐지는 케이트 미들턴 세손빈의 대내외 영향력이 커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1952년 즉위 후 올해 65년째 직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역대 영국 군주 가운데 가장 긴 통치 기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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