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인플루엔자(AI)에 감염된 고양이가 국내에서 처음 발견되면서 질병관리본부가 인체 감염 예방조치에 나섰다.

질병관리본부는 고양이 주인 등 10명과 고양이 포획 작업을 수행한 경기도 동물위생시험소 직원 2명이 고양이와 접촉한 사실을 확인하고 항바이러스제를 투약하고 계절성 인플루엔자 백신을 접종했다고 밝혔다. 별다른 증상을 보이는 사람은 없지만 최대 잠복기인 10일간 모니터링 할 방침이다.

▲ 코리아데일리 DB

고양이 AI의 경우 지난해 미국에서 H7N2형 AI에 감염된 고양이를 매개로 수의사가 감염된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미국에서 발견된 AI 바이러스 유형(H7N2)은 한국 것(H5N6)과 유전자형이 달랐다. 뉴욕 맨해튼의 동물보호센터로 이송된 고양이한테서 인플루엔자 A(H7N2) 바이러스 감염이 확인됐다. 이 고양이의 호흡기 분비물에 노출된 수의사가 감염됐다. 고양이가 AI에 감염된 것도, 고양이한테서 사람이 감염된 것도 세계에서 처음이다. 이 수의사는 개인 보호 장비를 갖추지 않고 고양이 호흡기 샘플을 채취하다 감염됐다.

질병관리본부는 현 상태에서 고양이로부터의 AI 인체감염 위험은 매우 낮은 것으로 판단하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대국민 예방수칙 준수 홍보 등 인체감염 예방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인체 감염 우려는 개, 고양이 감염 사례가 있다고 해도 달라질 것이 없다. 다만 항상 가능성을 열어놓고 주의하도록 지도할 뿐”이라며 “개나 고양이에 옮겨진 경우는 있지만, 사람으로 전염된 경우는 한 번도 없다. 바이러스를 받아들이는 수용성이 각자 다르기 때문에 사람에게는 쉽게 전염되지 않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AI 감염을 예방하려면 축산농가나 철새도래지 방문, 야생조류·고양이 등 폐사한 동물과의 접촉은 피해야 한다. 평소 손을 30초 이상 자주 씻고, 손으로 눈·코·입을 만지지 말아야 한다.

만약 AI 발생 지역이라면 반려동물을 집 밖으로 나가지 않게 해야 한다. AI가 발생하지 않은 지역에서는 반려동물을 데리고 산책할 때 목줄을 풀지 말고, 반려동물이 죽은 조류 등과 접촉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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