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혹사논란 이어 인권침해 논란까지?

[코리아데일리 강윤중 기자]

[사진 출처 : 인터넷 커뮤니티]

김성근 한화 이글스 감독이 부상 선수들에게 재활이나 수술을 받는 대신 주사를 맞고 계속 뛰라고 강요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와, 혹사논란에 이어 인권침해 논란에 휩싸였다.

엠스플뉴스는 1일 김 감독이 선수들에게 이와 같은 강요와 지시를 했고, 따르지 않는 선수에게는 각종 보복성 규제를 가했다고 밝혔다. 엠스플뉴스는 지난 31일 한화 이글스의 충남 서산 2군 훈련장에서 불법 CCTV 감시가 시행되는 등 선수들의 인권침해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날 엠스플뉴스 측은 추가로 충격적인 소식을 전했다.

김성근 감독이 한화의 핵심 불펜 투수인 권혁에게 진통제를 맞으며 계속 1군에서 던지라고 강요했다는 것이다.

권혁은 FA(자유계약선수)로 2015년 한화에 입단해 2015년 개막전부터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2016년 8월 23일까지 리그에서 가장 많은 144경기에 등판해왔다. 리그 불펜 투수 가운데 가장 많은 207.1이닝을 소화했다.

권혁은 지난 8월 팔꿈치 통증을 호소했고, 8월 24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권혁은 수술을 결심하고 지난 9월 초에 구단에 알렸다. 하지만 수술 날짜가 계속 미뤄졌다. 권혁은 결국 10월 20일 왼쪽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당초 권혁이 수술을 결심한 때보다 두 달 가까이 늦어졌다.

엠스플뉴스의 취재 결과 김 감독이 권혁에게 무통주사(대포주사)를 맞으면서 1군에서 던질 것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에 권혁은 “주사까지 맞으면서 던질 몸이 아니다”라고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혁이 이를 거부하자 김성근 감독은 자비 수술을 지시했다. 권혁도 자비 수술을 결심했으나 이 같은 사실이 외부에 알려질 것을 염려한 한화 구단이 나서 사태를 일단락 지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화 관계자는 엠스플뉴스에 “권혁이 ‘한국에서 수술을 하고 싶다’는 뜻을 감독님께 전달했다. ‘팔꿈치 뼛조각 수술은 그전에도 경험해봤고, 한국과 일본을 오가면서 재활하는 것보단 국내에서 수술과 재활을 함께하는 게 좋을 거 같다’는 뜻도 밝혔다. 하지만, 감독님의 생각은 달랐던 모양이다. 한화 선수들이 매번 가는 일본 병원에서 수술과 재활을 하길 바라셨던 거 같다. 결국 이게 문제가 됐는지 감독께서 구단에 ‘권혁 수술을 자비로 진행할 것’을 요구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고 말했다.

한화 구단은 내부적으로 이 사실이 알려질 경우 구단 이미지에 치명타가 될 거라고 예상했고, 결국 권혁의 수술비를 부담하면서 사태를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마치 권혁을 겨냥한 듯한 2군 행동강령이 대거 생겨난 것이다.

이 강령은 타호실에 출입해선 안 되고, 한 달에 한 차례만 외박이 가능하며, 숙소 2층 비상구 등을 이용할 수 없다는 등의 내용이다. 이를 어길 경우 징계 및 벌금을 부과한다. 특히 CCTV를 선수들의 이동을 감시하는 수단으로 쓴 점은 현행법상 심각한 불법에 해당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엠스플뉴스와 인터뷰한 한화 핵심 관계자는 "김성근 감독이 2군 공지사항을 내린 게 맞다"고 인정했다. 부임 직후부터 선수 기용과 훈련 방식에 잡음이 끊이지 않던 김성근 감독 체제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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