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즉석밥 생산 중단... '이유는 이것 때문?'

[코리아데일리 강윤중 기자]

농심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내걸었던 즉석밥 시장에서 시장 진출 14년 만에 생산을 중단했다. 즉석밥 시장이 올해 사상 최대인 3,000억원에 이를 전망이지만 CJ제일제당의 아성을 넘지 못하고, 후발주자인 오뚜기에도 주도권을 내주게 되어 고심 끝에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는 분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지난해말 마지막으로 즉석밥 제품을 생산한 뒤 올 초부터 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사실상 시장 철수를 위한 수순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CJ제일제당 등 경쟁업체에 밀려 시장점유율이 떨어지자 농심이 즉석밥 사업에서 손을 떼는 것으로 보고 있다.

▲ 소비자 곁을 떠나는 농심 즉석밥

농심은 즉석밥을 라면과 스낵에 이은 3대 핵심 사업군으로 내걸고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CJ제일제당이 ‘햇반’으로 즉석밥 시장을 개척한 이후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일본에서도 즉석밥 시장도 인기를 모으자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판단이었다. 110억원을 들여 경기도 안양에 연간 3,600만개를 생산할 수 있는 전용공장까지 마련했지만 경쟁업체들의 공세에 갈수록 입지가 좁아지자 고심 끝에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심 관계자는 “즉석밥 공장의 가동을 중단한 건 맞지만 아직 사업 철수를 최종적으로 결정하지는 않았다”며 “향후 시장 상황을 보고 대응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은 햅쌀밥의 공급이 올 3월부터 중단됐다는 점을 들어 농심의 즉석밥 시장 철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그러나 한때 점유율 20%대를 기록했던 농심 즉석밥은 후발주자인 오뚜기와 동원F&B에도 밀리며 고전해왔다.

농심이 즉석밥 시장에서 손을 떼는 건 시장점유율이 곤두박질쳤기 때문이다. 농심은 즉석밥 시장에 진출한 2000년 중반까지만 해도 한때 점유율 20%대를 기록했지만 점차 시간이 갈 수록 동원F&B에 밀렸다.

2008년에는 고급 품종인 고시히카리로 만든 신제품을 앞세워 반격에 나섰으나 벌어진 격차를 회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설상가상으로 대형마트까지 자체브랜드(PB)로 즉석밥 시장에 가세하면서 점유율은 한자릿수로 급락했다. 또한 올해 들어 농심의 즉석밥 시장점유율은 0.1% 수준으로 급격히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라면 시장 1위라는 강점을 앞세워 즉석밥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결과적으로 종합식품기업과의 경쟁에서 판정패를 당한 셈”이라며 “즉석밥 대신 농심의 미래 먹거리로 부상한 생수사업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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