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최강의 생물체 '물곰' 방사선, 진공상태, 150도 고열까지 다 내게로 오라

[코리아데일리 김지영 기자] 방사선을 맞아도 끄떡없고, 우주복을 입지 않고도 우주에 가서 살아 돌아오며, 영하 270도 이하의 극한의 온도와 모든 것을 녹일 것만 같은 150도가 넘는 고열에도 살아남는 생물이 있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 사진=인터넷커뮤니티

짤막한 다리 8개로 느릿느릿 걸어 다니며 플랑크톤을 잡아먹고 사는, 불과 몸길이 1.5㎜의 작은 동물 ‘물곰(water bear)’이 그 주인공이다.

곤충에 가깝지만 물속을 기어 다니는 곰같이 생겨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단순한 뇌를 가지고 있는 물곰은 영하 272도(℃)에서 뇌손상 없이 견디며 가장 깊은 바다 수압보다 6배나 강한 압력에서도 견딘다. 인간은 공기가 없으면 단 몇분 만에 사망하지만 물곰은 그러한 진공상태에서 10일간 노출됐는데도 살아남았다. 또 건강한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치명적인 방사선의 수백배에 달하는 방사선을 맞아도 죽지 않았다.

물곰의 능력은 이 뿐만이 아니다. 30년 이상을 영하 20도에 얼려져 있다가 깨어나 알을 낳았다는 보고도 있다.

이러한 물곰을 연구한 일본의 연구진들이 있다. 바로 도쿄대 구니에다 다케카주 교수 연구진과 훗카이도대 연구진인데, 이 연구진들이 지난 21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를 통해 "극한의 환경에서 물곰의 DNA를 보호하는 '방패' 단백질을 찾아냈다"며 “사람에서도 이 단백질이 나오게 할 수 있다면 장기간 우주여행이나 항암(抗癌) 방사선 치료에서 세포를 보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연구진은 “물곰의 DNA를 완전 해독해 연구해본 결과 방사선을 맞으면 'Dsup'라는 보호 단백질이 DNA를 껴안듯 감싸 보호했다.”며 “Dsup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를 사람 신장 세포에 넣었더니 방사선으로 인한 세포 손상이 평소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고 사람에게도 이 단백질이 효과가 있음을 밝혀냈다. 이어 구니에다 교수는 "미래에 우주여행이나 방사선 치료, 방사선 오염 지역의 작업에서 사람의 몸을 보호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전해 세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물곰은 히말라야 산맥부터 남극 빙하, 온천, 바다 깊은 곳까지 지구 곳곳에서 약 900여종이 발견됐다고 보고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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