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기업까지 ‘마이너스 금리’…투자자들이 사는 이유는?

[코리아데일리 이준범 기자] 지난 7일 민간 기업에서 처음으로 마이너스 금리로 채권을 발행했다. 독일의 소비재 생산회사 헨켈과 프랑스 제약회사 사노피가 그 주인공이다.

헨켈은 지난 6일 5억유로어치의 2년 만기 회사채를 만기 수익률 연 -0.05%에 내놨다. 사노피는 3년6개월 만기 회사채 10억유로어치를 같은 조건에 발행했다.

투자자들은 헨켈과 사노피의 채권 가격이 표면금리와 원금을 다 합한 것보다 높은 수준에 형성돼 있어도 손실을 생각하고 매수한다는 것이다.

이들이 마이너스 금리 회사채를 매수하는 것은 국채와 공공기관 채권은 이보다 손실률이 더 높아 상대적으로 회사채가 손해를 덜 볼 수 있어서다. 또 매입할 때부터 손실이 예상된다고 해도 대규모 자금을 굴리는 금융회사는 투자를 지속해야 하고, 만약 채권 가격이 더 오르면 차익을 얻을 수도 있다. 예컨대 현재 2년 만기 독일 국채 금리는 연 -0.67%다. 헨켈 2년물 회사채를 사면 독일 국채보다 매년 0.52%포인트 손실을 덜 보는 것이다.

정부가 직간접적으로 보증하지 않는 민간 기업이 마이너스 수익률 채권을 발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늘(8일)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0%로 동결한다고 발표한 가운데 민간 기업의 마이너스 금리 채권 발행은 투자업계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