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저임금, '한국 경제력은 10위, 최저임금은 30위' 사태 심각

[코리아데일리 맹은하기자]

세계 최저임금이 제시된 가운데, 한국이 경제력에 비해 최저임금이 비례하지 않는 다는 결과가 나왔다.

세계적으로 낮은 최저임금에 정체되어있는 가운데, 최저임금의 인상을 원하는 목소리가 계속해서 나오고있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33개 단체로 구성된 최저임금연대는 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저임금 1만 원'이라는 요구를 통해 한국사회 소득불평등과 노동빈곤의 악순환을 끊어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최저임금을 인상하지 않고서는 지금 한국 사회가 처한 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단순한 진실"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들은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은 노동자의 소득에서 출발해 경제선순환을 회복시킴으로써 저성장 시대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최우선으로 선행되어야 할 조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지현 여성노조 위원장은 "지난해 여성 노동자의 평균임금이 월 117만 원으로 정확히 최저임금과 일치한다"며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남녀의 임금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최저임금 인상 외에 답이 없다"고 말했다.

여성과 마찬가지로 최저임금의 당사자가 많은 청년단체들도 가세했다. 김민수 청년유니온 위원장은 "청년을 살리려면 밑바닥 노동을 밑바닥에서부터 끌어올려야 한다"며 "그것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가능하다"고 말했다.알바노조의 구기현 위원장도 "청년 실업 문제를 해결하려면 노동시간 단축이 필수적인데, 그러려면 최저임금 1만 원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저임금 인상 흐름은 최근의 세계적 추세이기도 하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 뿐 아니라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는 지난해 최저시급을 780엔(7820원)으로 인상했다. 독일은 올해부터 최저임금제를 도입하는데, 그 수준이 시간당 8.5유로(1만490원)다. 중국은 지난해에도 베이징 등 주요 지역에서 10% 이상 최저임금을 올렸고, 올해도 비슷한 수준으로 인상한다는 계획이다.

 세계적인 대형유통업체들도 최저임금을 자체적으로 인상하는 분위기다. 월마트는 내년 초까지 시급을 최소 10달러로 맞추겠다고 했고, 맥도날드도 오는 7월부터 직영매장 직원의 임금을 시간당 9.9달러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세계 최대의 가구업체 이케아(IKEA)가 광명점 직원 시급을 9200원으로 책정하고 있다는 사실이 최근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비록 주휴수당이 포함된 시급이지만, 주휴수당까지 포함한 다른 유통업체의 시급보다 분명히 높은 수준이다.

우리나라 대기업 등 사용자들은 어떨까.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최근 사용자 측에 제시한 임금인상률 가이드라인은 1.6%다. 이 비율을 최저임금에 적용하면 내년도 최저임금은 시간당 5669원에 불과하다.

이병균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우리 기업만 모른척하고 있는 이런 세계적 추세를 강조하며 "오바마 대통령도 '풀타임 노동자'가 먹고 사는 문제는 해결해야 한다고 하고, 일본도 아베 총리가 직접 임금 인상을 얘기하는데, 대한민국만 시간당 5000원 수준이니 어떻게 일하며 먹고 사냐"고 비판했다.

이인영 의원(새정치민주연합)도 기자회견에 참석해 "우리 경제력이 세계 10위권인데 최저임금은 30위 수준이라는 건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인영 의원은 "한국 경제 발전을 위해서라도 결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현재는 내년도에 적용될 최저임금을 심의하는 위원 위촉 작업이 진행 중이다. 양 노총은 총 9명의 노동자위원 추천을 마무리했다. 3년간 활동하게 될 노동자위원에는 처음으로 청년 몫으로 김민수 청년유니온 위원장이 포함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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