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수호 유승민, 빈소 찾은 행렬보니… "의미심장한 움직임" 주목

[코리아데일리] '유수호 유승민'이 화제인 가운데, 이와 관련 정치적 움직임이 포착돼 관심을 모았다.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부친상을 당하면서 당내 친박(친박근혜)계와의 관계 복원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유 전 원내대표는 지난 7월 국회법 개정안 파동 당시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한 당내 친박계 의원들과 갈등을 빚다 결국 원내대표직을 내려놓은 바 있다. 이후 당내 비박계로서 입지를 공공히 하며 친박계와의 관계는 소원해진 터다.

이로 인해 이번 '부친상'을 계기로 유 전 원내대표가 당내 친박계와 화해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눈길을 끌고 있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유 전 원내대표와 친박계는 과거에도 '조문 정치'를 통해 소원했던 관계를 일시적으로 회복한 전례가 있다.

유 전 원내대표는 2012년 대선을 앞둔 9월말께 장모상을 당했다. 당시에도 마찬가지로 유 전 원내대표와 거리감을 두고 있던 박근혜 대통령이 조문을 오면서 두 사람간 관계 복원의 계기가 마련되기도 했다.

당시 새누리당 대선 후보였던 박 대통령은 빈소가 차려졌던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을 전격적으로 찾았고, 유 전 원내대표와 5분여간 독대의 시간을 가졌다.

박 대통령은 독대 자리에서 "나라의 발전을 위해 힘을 합치자"며 중앙선대위 부위원장직을 맡아달라고 요청했다. 유 전 원내대표는 그 자리에서 즉답을 하진 않았지만, 결국 부위원장직을 수락했다.

하지만 두 사람간의 관계 복원 기류는 오래가지 않았다. 유 전 원내대표는 같은해 10월4일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지금 이대로는 12월 대선에서 승리하기 어렵다. 나부터 선대위 부위원장직을 내놓을 테니, 대통령 후보를 빼고 모든 사람은 새로 생각해야 한다"고 친박 핵심들의 2선 후퇴를 주장했던 것.

유 전 원내대표의 일성을 계기로 친박 핵심 2선 후퇴론은 거세졌고, 사흘 만인 10월7일 당시 박근혜 후보 비서실장을 맡고 있던 최경환 의원이 비서실장직에서 물러나게 된다.

때문에 이번 유 전 원내대표의 부친상에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빈소엔 친박 핵심 인사들의 조문이 줄을 이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정현·서청원 최고위원, 윤상현 의원 등이 빈소를 찾았다.

특히 친박계의 좌장으로 통하는 서 최고위원은 이날 조문을 마치고 별도의 테이블에 앉아 유 전 원내대표 등과 잠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서 최고위원은 유 전 원내대표의 선친인 고(故) 유수호 전 의원과의 인연을 언급하며 "13대, 14대 국회 때 같이 활동했는데, 일찍 가셔서 안타깝다"고 말했고, 유 전 원내대표는 "일정까지 취소하면서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표했다고 한다.

서 최고위원은 조문을 마친 뒤 기자들이 '오늘 조문이 친박과 유 전 원내대표와의 화해로 보면 되느냐'고 묻자 "그게 무슨 말인지 질문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유 전 원내대표와 친박이 갈등한 적이 없고, 갈등할 이유도 없다"고 밝혔다.

서 최고위원은 또 최 부총리와 이 최고위원 등의 조문에 대해 "그동안 모두 친하게 지냈고 정치행보도 같이 했던 사람들이니까 문상을 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이 질문도 왜 하는지 이해를 못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 안팎에선 유 전 원내대표와 친박간 갈등의 본질은 박 대통령의 유 전 원내대표에 대한 불신에 기인한 만큼 이번 부친상이 친박과의 화해로까지 이어지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대체적이다.

이날 빈소엔 박 대통령의 조화는 보이지 않았다. 이병기 대통령비서실장의 조화만이 빈소 입구 한켠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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