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면가왕' 마법사 정체, 스포일러에 속수무책? "제발 모른 척 해주세요"

[코리아데일리] '복면가왕 마법사'가 화제인 가운데, 이마저도 스포일러에 밝혀질지 그 정체에 관심이 쏠렸다.

 

현재 방송계가 스포일러로 몸살을 앓고 있다. 탈락과 생존이라는 결정적인 소스부터 팀의 조합까지 재미를 극대화하는 핵심적인 내용이 방송 전에 유출돼 제작진과 시청자를 한숨짓게 하고 있다. MBC '무한도전'과 Mnet '쇼미더머니4', tvN '더지니어스4' 등이 피해를 본 프로그램이다.

최근 가장 핫한 MBC ‘일밤- 미스터리 음악쇼 복면가왕’은 가장 대표적인 스포일러의 피해자다. 얼마전 '복면가왕'에서 4회 연속 가왕을 차지한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의 이름이 음악저작권협회에 공개돼 곤욕을 치렀다. 이에 프로그램 제작진은 스포일러 문제를 없애기 위해 강력한 법적 제재를 가했다. 현재 ‘복면가왕’은 녹화 시작 전에 청중 평가단에게 녹화 내용을 인터넷, SNS 등에 게재할 시 한 회 제작비를 책임진다는 내용의 서약서를 받고 있다.

일각에선 '알권리'를 앞세워 스포일러에 앞장서고 있다. 그러나 많은 관계자들은 알권리라는 이름의 스포일러는 정당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스포일러는 종종 알권리라는 이름으로 포장되곤 한다. 하지만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두 단어의 차이는 명확하다. 스포일러는 '영화나 줄거리의 주요 장면 등을 미리 알려줘 재미를 떨어뜨림'이란 뜻을 지니고 있다. 반면 알권리는 '국민이 정치적 사회적 문제에 관한 정보를 자유롭게 알 수 있는 권리. 구체적으로는 매스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전달자의 활동의 자유를 요구하는 권리, 국민 각자가 국정에 관한 정보를 청구하는 권리'를 가리킨다.

공공성과는 거리가 있는 예능 프로그램의 내용과 출연 정보 등이 알권리로 포장되기엔 무리가 있다는 의미다.

스포일러가 이뤄지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수 있다. 먼저 출연자 및 관계자, 방청객 및 현장 시민 등의 직접적인 목격에 의한 온라인 유출이 있다. 지난 7월 있었던 '쇼미더머니4'의 톱16 명단 유출이 대표적이다.

본선 진출에 앞서 진출자의 명단이 온라인 게시판과 SNS를 통해 유출이 됐고, 이같은 내용이 기사화됐다. 이에 대해 A PD는 "콘텐츠를 직접 만드는 제작진이 내용을 유출할 가능성은 극히 적다. 작품에 대한 애정도가 떨어지는 스태프일수록 스포일러가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인기 작품일 경우 인터넷 게시판의 활성도가 높다. 그 곳에 스포일러 관련글을 올리면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아이디에 대한 인지도도 높아진다. 관심을 받기 위한 유출이 상당히 많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온라인 유출의 경우는 허위 게시글 역시 많아 진위 여부를 가리기는 쉽지 않다.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두 번째는 취재에 타의적 의한 유출이다. 인기 프로그램일수록 대중들의 관심도는 높아진다. 열띤 취재 경쟁 과정에서 스포일러성 기사가 보도되기도 한다. 핵심 관계자들로부터 얻은 소스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신뢰도가 높은 편이다. 시청자와 제작진 모두에게 직접적인 타격을 입히는 경우다.

그렇다면 스포일러가 터질 경우 어떤 피해가 발생할까. 많은 사람들이 예상하는 바와 달리 스포일러가 시청률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았다. '무한도전' 가요제의 경우 파트너 스포일러 전 후 시청률이 15.6%(전국, 닐슨코리아)에서 14.9%로 0.7%포인트 하락하는데 그쳤다. 스포일러 탓이라고 보기엔 변동 폭이 작았다.

'쇼미더머니4'의 경우엔 스포일러가 터진 후 시청률이 더 올랐다. 7월 6일 TOP16 스포일러 기사가 나왔고, 그 이후 방송된 3회가 자체 최고 시청률(3.3%)을 기록하기도 했다. 타 프로그램의 경우에도 스포일러 이후 시청률이 두드러지게 하락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이는 스포일러의 특성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관심도나 인기가 높은 프로그램일수록 스포일러가 많아진다. 반면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진 프로그램은 이같은 유출을 기대하기 힘들다. 스포일러가 나오는 작품은 고정 시청자를 확보한 인기 프로그램이란 방증이다. 이 때문에 스포일러가 나오더라도 시청층이 쉽게 이탈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시청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해서 피해가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재미를 위해 해당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시청자들에게 스포일러는 큰 타격이다. 이에 대해 한 PD는 "영화 '식스센스'의 결말을 알고 보면 과연 재미가 있을까. 시청자들의 재미와 볼 권리를 위해서라도 스포일러는 자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제작진 역시 스포일러로 큰 타격을 입는 피해자 중 하나다. 스포일러가 터질 경우 제작진에겐 비상이 걸린다. 탈락과 생존의 재미를 극대화하는 프로그램의 경우엔 재편집이 이뤄지기도 한다. 수 일동안 밤낮을 지새우며 만들었던 콘텐츠가 물거품이 된다는 의미다.

특히 콘텐츠 퀄리티에 집중해도 시간이 모자란 제작진에게 스포일러 방지라는 또다른 숙제가 주어진다. 스포일러가 터진 이후엔 범인을 색출하는데 혈안이 되고, 이는 결국 제작진 안에서의 불신을 조장한다. 직접적인 피해를 본 '쇼미더머니4' 관계자는 "정말 제작진이 힘들어했다. 열심히 준비한 콘텐츠가 유출되면서, 향후 유출 방지책 등을 세우느라 골머리를 앓았다"고 설명했다. 한 PD는 "스포일러의 특성상 긍정도 부정도 하기 어렵다. 보도된 내용을 부정할 경우 또 다른 스포일러가 될 수 있지 않은가. 제작진 입장에선 난감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최근엔 SNS와 통신 기기의 발달로 스포일러가 더욱 활발해지는 추세다. 인터넷이나 SNS에 올린 한 줄만으로도 스포일러로 확산돼 퍼진다. 이같은 환경에서 불특정 다수의 방청객이나 스태프에게 일방적인 믿음을 기대하기 어렵다. 결국 제작진이 적극적으로 스포일러 방지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제작진들은 범인을 색출하거나 함구령을 내리는 식의 방식의 자구책도 나오고 있지만 제작진의 노력만으로는 스포일러를 완전하게 방지하기는 어렵다. 취재를 통해 핵심 내용에 접근할 수 있는 취재진에게도 자성이 필요한 상황이다. 프로그램 자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핵심 내용에 대한 보도 뿐만 아니라 인터넷 상의 스포일러성 글도 보도를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코리아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