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교과서 국정화

[코리아데일리]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도입한 국가는 극소수다.

OECD국가 중에는 터키와 아이슬란드, 그리스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도입하고 있다. 이 중 터키와 아이슬란드는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민간교과서를 같이 사용 중이다. OECD국가 중에는 그리스만이 유일하게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도입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 일본, 독일,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스웨덴, 핀란드, 호주 등 중진국 이상의 국가들은 검정과 인정에 더해 자유발행제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OECD국가 외에는 전세계적으로 중국, 북한, 베트남, 캄보디아 같은 공산, 독재국가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유신의 서릿발이 매세웠던 1973년 당시 학술원 회장이었던 이병도 박사는 "자유국가에서 전제치하와 같은 획일적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있을 수 없다"고 했다. 변태섭 당시 서울대 교수는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교육 면에서 시대 역행"이라며 "국정교과서에는 현실적 정치 이념이 반영되기 십상"이라고 했다.

▲ 사진=NEWS1

공자는 불후의 역사서 '춘추'를 완성한 후 "난신적자를 두려워했다"고 한다. 난신적자는 나라를 어지럽히는 신하와 어버이를 해치는 자식을 일컫는 말이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천하에 몹쓸 사람이나 역적의 무리를 가리킬 때 쓰인다.

공자가 살았던 시기는 춘추시대로서, 도의가 땅에 떨어지고 세상이 쇠해 각종 사설(邪說)이 들끓어 신하가 임금을 죽이고, 자식이 어버이를 해치는 일이 생겨났는데, 공자가 이를 바로잡기 위해 천자(天子)의 일을 다룬 '춘추'를 완성함으로써 비로소 난신적자들이 두려워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검정교과서 체제를 유지하는 건 국정교과서를 강행해 민주주의를 훼손함으로써 독재시대로 회귀하는 역사적 과오를 막기 위한 것이다. 그런면에서 공자의 걱정은 적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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