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청년, 문재인 대표에 "임금피크제 받아라"

[코리아데일리]

새정치민주연합 이동학(33) 혁신위원이 17일 문재인 당 대표에게 임금피크제와 '저녁이 있는 삶' 교환하자고 요청했다. 이 위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통큰 민생통합 노선으로'라는 제목으로 문재인 대표에게 보내는 글을 공개했다.

임금피크제와 관련해 이 위원은 "노동계는 임금피크제로 인해 정년연장의 대상인 분들에게, 아프지만 내려놓자고 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혹자는 임금피크제 정년연장 대상자들의 임금을 깎는다고 실업상태의 청년들이 구제되는 것이냐 묻는다"며 "일리 있는 질문이지만, 이것은 청년고용 효과와 별개로 노동계가 양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임금피크제를 양보하는 대신 우리는 기업에 다른 양보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장시간 저효율로 우리의 저녁을 빼앗아가는 노동시간을 줄이는 일"이라며 "국민들은 삶의 여유를 반납하고 열심히 일하다가 병을 얻고, 병을 치료하는 데 그간 모은 돈을 다 써버리는 쳇바퀴를 굴려대고 있습니다. 본인도, 가족도 허무한 일"이라고 했다.

▲ 사진=새정치민주연합

다음은 전문

엊그제 8.15 광복절이 있었지요. 기쁘지만은 않았습니다. 자유의 꿈을 꾸고, 독립을 원했지만 반쪽으로 갈려 싸우는 우리는 여전히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남남통합을 시작으로 남북의 경제통일까지 구상하시는 대표님의 광복70주년 기자회견문을 보며, 여러 가지 생각이 들어 편지를 쓰게 되었습니다. 대표님의 원대한 꿈 앞에 한없이 초라한 우리당의 현실은, 국민들에게 희망의 털끝하나 건드릴 수 없게 합니다.

폐지와 고독사 사이에서 서성이는 노년. 7포세대 자녀들을 위해 가진 것 다 내주는 중년. 더 이상 꿈꾸지 못하는 청년. 학교에 갇힌 청소년. 안전하지 않은 어린이. 이 물음 앞에 서면 저는 두려움과 먼저 마주서게 됩니다. 당장의 현안도 풀어내지 못하는 정치세력이 원대한 공약을 말한들 국민들의 공감을 얼마나 얻을 수 있을까. 전 우리당이 노동문제부터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새정치는 노조를, 새누리는 기업 설득에 나서자.
전 우리당이 노조설득에 당장 나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0%의 조직노동은 우리사회의 상위10%가 되었고, 90%의 노동자, 또는 노동시장에 진입조차 못한 자들은 거대한 사각지대가 되었습니다. 더군다나 10% 상위층이 전체 수익의 45%를 가져가고, 90%가 나머지를 나눠 갖는 지금의 양극화 구조가 점차 깊어지고 있습니다.
누가 상위 10%의 조직노동을 양보와 타협의 길로 이끌겠습니까.
바로 우리당이 해야 할 일입니다.
기업도 각종 산업분야에서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지 못하고, 글로벌 경쟁력 약화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원가절감이라는 이유로 하청업체와 그 노동자들의 삶을 피폐하게 만드는 것도 옳지 못합니다. 이런 행태를 바로잡고 기업이 고용확대와 미래 산업에 대한 투자로 나서도록 설득할 수 있는 정치세력은 어디입니까. 바로 새누리당입니다.노동자들은 새누리당의 적이 아닙니다. 기업은 새정치의 적이 아닙니다. 서로 설득해야 합니다. 그래서 경제주체 간의 사회적 대타협을 이루도록 맡겨만 놓을 게 아니라 정치가 역할을 해야 합니다.

임금피크제와 ‘저녁이 있는 삶’ 교환하자.
노동계는 정년연장의 대상인 분들에게, 아프지만 내려놓자고 말해야 합니다. 혹자는 정년연장 대상자들의 임금을 깎는다고 실업상태의 청년들이 구제되는 것이냐 묻습니다. 일리 있는 질문이지만, 이것은 청년고용 효과와 별개로 노동계가 양보해야 합니다. 대신 우리는 기업에 다른 양보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장시간 저효율로 우리의 저녁을 빼앗아가는 노동시간을 줄이는 일 말입니다.
국민들은 삶의 여유를 반납하고 열심히 일하다가 병을 얻고, 병을 치료하는 데 그간 모은 돈을 다 써버리는 쳇바퀴를 굴려대고 있습니다. 본인도, 가족도 허무한 일입니다.

노동의 유연성과 고용보험 강화 교환하자.
기업은 노동시장이 경직되어 있다고 말합니다. 기업의 이런 입장도 이해 못할 바는 아닙니다. 모두 평생 고용이 보장되는 정규직이 되면 좋겠지만 현실에선 불가능합니다. 스마트폰 하나가 발명되면서 얼마나 많은 기업이 쓰러졌습니까.
물건이 잘 팔리다가도 한순간 소비자가 등을 돌리면 그것을 이겨낼 방법이 있습니까? 그래서 기업에겐 고용리스크를 최대한 줄여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최근 한국노동연구원에서 나온 가이드라인정도는 우리가 못 받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130만 개의 정규직을 만들어낸 이탈리아의 사례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한편 우리는 해고당한 노동자의 삶의 안정성을 최대한 보장해야합니다.
대통령부터 고용보험에 가입하십시오.
최근 정부가 10%인상, 30일추가를 내용으로 하는 고용보험강화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1조4천억 원이나 더 필요한 일인데, 안 그래도 없는 돈을 어디서 끌어올지 궁금해집니다. 실업의 두려움을 없애려면 찔끔 손보는 정도로는 어림도 없습니다.
대폭 강화하려면 대통령을 포함한 선출직과 공공부문인 공무원, 군인, 교사 등 우량한 고객들이 고용보험에 가입하도록 해야 합니다. 약 1조8천억 원의 재정 확보가 예상됩니다.
나아가 이들은 고용안정성을 보장받고 있어 고용보험의 지속가능성에도 기여하게 되며, 정년보장, 비교적 높은 수입이 보장된 공공부문에 대한 국민의 반감을 누그러뜨리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당연히 고통분담과 사회통합에도 기여할 수 있습니다.

저출산·고령화 2모작 아닌, 10모작 인생이 가능하도록...
또한 현재 1.3%부담을 단계적으로5%까지 인상해 갈 필요가 있습니다. 고용안정성이 보장되면 해고는 살인이 아니라 인생을 돌아보고, 가족과의 추억을 더 많이 만들 수 있는 쉬어가는 방학이 될 것입니다.
해고와 이직이 오히려 잃어버린 자신의 인생을 찾는 기회가 되도록 나라의 노동패러다임을 혁명적으로 바꿔야 합니다. 그리고 학생 수 감소에 따라 텅텅 비게 될 학교공간을 평생교육, 직업교육 등에 활용토록 하는 내수 교육서비스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준비하고 키워야 합니다.
해고된 노동자가 실업급여와 평생교육을 통해 일생에 10개의 직업을 가질 수 있는 ‘10모작인생사회’로 가야합니다.

신 성장 산업정책 제시하고, 기업은 사내유보금 투자로...
30대 대기업 그룹의 710조라는 사내유보금은 어린 시절 즐겨본 만화, 돈속을 헤엄치는 스크루지 영감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럼에도 우리당은 집권경험을 통해 이들에게 강압적인 방식보다 대화와 설득, 인센티브 등을 통해 유도해 내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곳간에 쌓아둔 돈을 고용에 쓰라는 강압은 정년연장에 따른 부담을 회피하기 위해 임금피크제를 주장하는 기업의 행위와 동일한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입니다. 결국 풍선효과에 따른 유탄을 우리당이 고민하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구멍가게를 운영해 본 저 역시도 언젠가 위험해질지 모르는 상황을 생각하여 유보금을 쌓았습니다. 그리고 투자해서 이익이 생길 것 같으면 모아둔 돈을 투여했습니다. 큰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투자할만한 신산업정책을 제시하거나, 기업과의 대화를 통해 투자 유인이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여 제시하는 방식이어야 합니다. 우리당이 기업의 사내유보금을 고용에 쓰라는 말보다 훨씬 현실가능성이 높은 방법입니다. 더구나 계류 중인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관광진흥법 등은, 반대하고 있는 부분을 빠르게 조정 후 통과시켜 시장의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노조와 함께 민생통합의 발걸음을...

당장 고개를 숙이는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는 이기는 선택을 해야 합니다. 자본에 고개를 숙이는 것도, 전략적 제휴관계인 한국노총과 결별하자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노조에 의해 포획당한 정당이란 오명을 벗고, 노조와 함께 정의롭고 진일보된 노동시스템을 설계하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의 진화가 훨씬 중요합니다. 상위 임금자들의 월급도 중요하지만 정치체계에서 소외된 다수의 국민들의 노동의 질과 기회파생이 훨씬 중요합니다.
솔로몬의 재단에 올려진 아이를 살리는 심정으로 양보를...
삼팔선, 사오정, 오륙도는 우리사회의 정년 수치는 무의미하거나 소수를 위한 정책에 불과하다는 것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이들을 포함하여 노동시장에 진입조차 하지 못한 청년들의 미래는 마치 솔로몬의 선택에 아이의 생사를 맡긴 친엄마의 심정으로 다가서야 합니다.
더 가진 자들은 저들인데 저들이 먼저 양보해야한다는 생각만 한다면 지금처럼 계속 아이를 둘로 가르는 형국만 지속되고, 민생을 지킬 수 없습니다.
북한에게도 우리가 먼저 양보하고 대화를 시도하여 새로운 희망과 통일의 가능성을 만들어냈듯이, 낡은 시대의 대결 구도를 넘어 새로운 통합의 정치노선을 우리당이 채택하여 희망의 가능성을 열어야 합니다.
대표님, 한반도 경제통일의 구상을 실현할 첫걸음은 '통큰 민생통합' 노선, 여기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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