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회장 일본서 대 반격 성공은 귀국하는 날 ‘이방원’되나?

[코리아데일리 심민재 기자]

신격호(94)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28일 일본 롯데에서 전격적으로 물러나면서 시작된 롯데그룹 왕자의 난은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한치 양보도 없는 혈전으로 계속 이어지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 27일 오전 롯데호텔 34층 신 총괄회장 집무실을 방문해 “일본 롯데홀딩스에 문제가 많으니 이사회를 정리해 달라“고 신 총괄회장을 설득하면서 시작됐다.

▲ 신동빈 회장과 신격호 총괄 회장
이후 신격호 총괄회장은 아들인 신 전 부회장과 함께 일본 롯데홀딩스을 찾아가 자신을 제외한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 6명을 전격 해임했다.

해임된 이사 중에 차남인 신동빈 회장(60)과 쓰쿠다 다카유키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이 포함돼 있다. 당시 신 총괄회장은 손으로 직접 이사들의 이름을 가리키며 단호하게 “모두 해임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그러나 반격도 빨랐다. 신동빈 회장은 해임된 이사 6명과 함께 28일 오전 9시 일본 롯데홀딩스에서 긴급 이사회를 열어 거꾸로 신 총괄회장 해임을 결정해 버렸다. 장남이 일으킨 난을 차남이 진압한 것이다.

그 이후 신 총괄회장과 신동주 씨 등은 귀국했지만 “3부자간의 진짜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게 업계의 전망이다.

이에 대해 재계의 한 전문가는 “이번 사태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노욕’과 신동빈 회장의 ‘탐욕’ 그리고 신동주 전 부회장의 ‘허욕’이 빚은 참극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고 단적으로 말했다.

신 총괄회장은 90대 중반이다. 지금은 휠체어를 타고 언어구사도 어려움이 있다. 그런데 그는 건강을 지나치게 자신했다. 그룹 업무도 직접 챙겼다. 그룹 지배권을 놓기 싫었다. 더 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러는 사이 경영 승계가 늦어졌고 룹 경영에 대한 전반적인 정리가 제대로 안 된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차남 신 회장은 일의 과욕이 심했다.

지금까지 그가 보여준 경영 능력은 항상 여러 가지 의문점을 갖게 했고 이렇다할 그룹의 미래비전도 내놓지 못했다. 가장 의욕적으로 그리고 자신의 이름을 전면에 내걸고 벌인 중국내 백화점 사업은 첫 번째 공략지점인 베이징부터 흔들거렸다.

이는 중국내 합작회사한테 완전히 당했기 때문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지금도 여기저기 사업장을 늘리고 있지만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이런 신 회장이 재계 서열 5위 그룹을 그냥 넘겨 받겠다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가 따른다. 왕자의 난이 일어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 잠실에 짓고 있는 롯데 쇼핑센터
이에 비해 장남 신 전부회장은 경영 능력이 제대로 검증도 안됐고, 그런 상태에서 자신의 명예를 위해 앞세워 난(?)을 일으키다보니 하루 만에 실패한 것이다.

한편 롯데그룹의 왕자의 난 이후 분위기는 그룹 전체의 조직문화에도 짙게 베어있다. 조직 분위기나 질서가 지극히 후진적이라는 게 재계의 일반적 평가다. 심지어 아직도 ‘상납문화’가 상존하고있다. 부하가 상사 집으로 수시로 고가의 선물을 보낸다고 한다. 그것도 모두 롯데백화점이나 롯데쇼핑에서 산 물건이나 상품권들이다.

롯데그룹의 부자 세습은 일단 기정사실이다.

누가 후계자가 되든 그건 신 씨 일가가 알아서 할 일이다. 경영권이 누가한테 가느냐는 우리 국민과는 아무 상관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세습과정이 투명하고 분명한가는 관심이 많다. 이런 점을 고려해 금융당국은 이들 3부자간의 증여 및 상속과정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를 눈에 불을 켜고 지켜봐야한다. 세무당국도 관련 세금을 철저히 징수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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