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두달만에 '식물총리' 등극, 이완구 운명은?

[코리아데일리 남수현기자]

이완구 총리는 '반쪽 총리'에서 딱 두 달 만에 '식물총리'로 전락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금품 수수 의혹에 휘말린 이완구 총리의 거취에 대해 "순방 마치고 귀국한 뒤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거센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이완구 총리의 운명은 열흘 안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 총리는 취임 두 달 만에 '성완종 리스트' 파문에 연루되어 '사퇴압박'을 받으면서도 "흔들림 없이 국정을 수행할 것"이라고 버티고 있다. 하지만 현직 총리가 검찰 수사를 받아야 하는 전대미문의 상황에서 국정운영이 제대로 될 리 없다는 지적이다.

□ 박 대통령-김무성 독대, '사실상 사퇴 권고' 해석 우세 = 특히 전날(16일) 박근혜 대통령이 중남미 순방 비행기 시간을 3시간 뒤로 미루면서까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를 긴급히 불러 단독회동을 갖고 이 총리 사퇴 등에 대해 "순방 후, 결정하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 사실상 자진사퇴 권고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당 관계자는 "지금 이 총리가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느냐"며 "당장 사퇴하면 최경환 경제부총리도 없는 상황에서 국정운영에 공백이 생기니 우선 대통령으로서는 시간을 벌고 여론도 봐서 (사퇴를) 결정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박 대통령의 스타일상 여론이랑 검찰 수사를 지켜보고 결단을 내리겠다는 의미겠지만 이 총리가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제대로 해소하지 못하면 '식물총리'를 넘어 '시한부 총리'의 운명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영남권 한 의원은 "의혹은 계속 나오고 해명은 안 되고 있는데...참 버티는 게 결코 정부나 당에 도움이 안 된다. 대통령께서 오시면 (사퇴)여론이 우세하니까 결정하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이 총리는 지난 13일부터 나흘간 진행된 국회 대정부질문을 통해 의혹을 거듭 부인했지만 구체적 증언들이 나오면서 '거짓말' 논란을 자초했다. 성 전 회장과 독대한 적 없다고 하다 증언이 나오자 '기억이 없다'로 말을 바꾸기도 했다. 총리로서 기본적 위신과 권위를 스스로 무너뜨렸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자기 발에 불이 떨어졌는데 국정운영이 눈에 들어오겠느냐"며 "또 누가 총리 말을 들으려고 하겠나. 대통령 다음 권력인데 이렇게 권위가 떨어지면 국정운영이 잘 되겠느냐"고 꼬집었다.

속이 타들어가는 여당만큼 뒤숭숭한 곳은 바로 총리실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공백상태가 길었던 총리실이었던 만큼 또 다시 총리가 취임 두 달 만에 위기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한 총리실 관계자는 "(이 총리가) 취임하고 나서 부패척결 발표한 이후, 탄력을 받아서 일하나 싶었는데, 벌써부터 '식물(총리)' 이야기가 나오고 있으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 이 총리는 앞서 과거에도 거짓해명으로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이는 이완구 국무총리가 지난 13일 대정부 질문에서 민병주 새누리당 의원이 “2012년 대선 때 선대위 직책이 없었나”라는 질문에 “혈액암 투병 중이어서 유세장엔 한 두 번 간 적이 있으나 유세는 하지 못했다”고 해명한 것이 명백한 거짓임을 증명한 것이다.

실제 이 총리는 대선 당시 새누리당 충남 명예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박근혜 후보 지원 유세에 참여했으며 11월 27일 대전역 광장 유세, 이튿날 충남 천안 신세계백화점 앞 유세, 12월 7일 천안 아우내장터 유세에 직접 나선 것으로 밝혀졌다.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이완구, 해명만 하면 거짓" "이완구, 허언증?" "이완구, 무엇을 믿으란 말인가"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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