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지난 대선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 일등 공신, 박근혜 카드 ‘이준석’ 고민

[코리아데일리 이상규 기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수첩 메모의 파문의 중심 선상에 서 있는 이준석 전 비대위원(이하 위원)이 정치를 그만두는 내용을 놓고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다.

▲ 박근혜 대통령 유세장에서 신선한 피로 주목을 받은 이준석 전 비대위원(가운데)
17일 이준석 전 비대위원 한 측근에 따르면 “본의 아니게 김무성 대표의 수첩 메모 중심 선상에 섰던 이준석 전 비대 위원이 파문이 점차 확산되고 일각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져 고민에 빠져 있다”면서 “이번 기회에 공부를 좀 더 하는 안과 사업에 전념하는 안,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고 정치에서 완전하 빠지는 것을 측근과 상의를 하는 등 무척 괴로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준석 전 비대위원이 그동안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에 박근혜 당시 비대위원장의 권유를 받아 정치에 뛰어들었을 때는 나름대로의 새로운 정치,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를 생각하고 그를 위해 전력투구할 마음에 사심없이 참여를 했으나 그 이후 벌어지는 정치계의 험만 과정에 몹시 실망했고 때문에 사실상 방송에 출연만하고 현실 정치에는 한발 빠져 있었다”고 그동안 이준석 위원의 심정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이준석 위원의 정치 삶을 조명해보면 박근혜 대통령은 참패가 예상된 2012년 19대 총선을 앞두고 이준석 위원을 당 비상대책위원으로 깜짝 영입해 이미지 쇄신에 성공했다.

국회의원실 대학생 인턴으로 몇 달 근무한 것 이외엔 별다른 정치 경험이 없던 26세의 이준석 씨를 당 간판으로 내세운 것 자체가 파격이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에도 이준석 씨는 줄곧 정치권 주변을 맴돌았고 젊은 시각으로 청와대와 여당을 당돌하게 비판하면서 방송가에서도 주가가 높았다.

박근혜 키드'로 불리는 이준석씨는 한 동안 여권 개혁의 아이콘이었다. 하지만 ‘수첩 파동’ 와중에 낡은 정치를 따라 하는 듯한 모습이 부각되면서 스스로 혁신을 입에 올리기도 민망한 처지가 됐다.

▲ 이준석 전 비대위원
특히 김무성 대표 유승민 의원을 정윤회문건의 배후로 본다는 말을 음종환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에게 들었다고 김 대표에게 전해 여권을 발칵 뒤집히게 했고 이후 이 씨는 언론을 앞세워 음 전 행정관과 진실공방을 벌여 말 바꾸기 의혹에도 휩싸였다.

이 같은 내용에 대해 정계의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문제는 이번 사태 이후 이준석 씨를 향한 여권의 시선과 국민의 여론이 순식간에 싸늘해졌다는 점이다.

당장 새누리당에서는 "이번 사태를 일으킨 이 씨의 당돌함이 도를 넘었다"는 쓴 소리가 나왔다.

새누리당 한 중진 의원은 16일 코리아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이준석 씨가 김무성 대표와 유 승민의원을 비롯한 열 명에 가까운 국회의원들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 음 전 행정관의 얘기를 전한 것부터 경솔했다”면서 “의도가 무엇이었는지 몰라도 소문을 일부러 퍼뜨리려 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난을 했다.

한편 이준석 씨의 한 마디가 일파만파 커지면서 당ㆍ청 갈등의 민낯이 드러났고, 그를 발탁한 박근혜 대통령에도 적지 않은 부담을 안긴 것은 사실이다.

▲ 박근혜 키드로 불리운 이준석 전 비대위원
그러나 이준석 전 위원을 동정하는 여론도 비난 여론보다 더 많다.

정계의 또 다른 한 전문가는 “이준석 씨는 우리 정치사의 희생양이다”면서 “청와대 시스템과 일부 참모들의 기강 해이도 정도가 지나쳐 충정의 마음으로 술집의 내용을 밝힌 것으로 보이며 특히 음 전 행정관이 술을 마시고 이준석 씨를 만나 정윤회 씨 문건을 화제로 올리고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을 비판하는 등 민감한 발언을 한 것이 문제이다”고 이준석 전 위원을 두둔했다.

이 전문가는 또 “청와대 한 참모의 부적절한 처신이었다는 지적이 정계에 무성하며 이에 이준석씨는 낡은 정치의 희생 양이다는 의견이 더 많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책임과 권한을 주는 데 소극적이라 소수의 참모들에게 과도한 힘이 쏠렸고, 일부 인사들이 종종 선을 넘는 행동하는 게 더 큰 문제이며 제2의 이준석 씨가 안 생긴다는 보장이 없다”고 정치계의 씁쓸한 한 단면을 지적해 눈길을 끌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코리아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