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데일리 서보원 기자]

실적악화로 어려움을 겪는 삼성전기가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올 들어 삼성 전자계열사 중 삼성전기가 희망퇴직을 받는 것은 두 번째다.

삼성SDI가 지난 8월 수익성 악화로 PDP(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사업을 종료하면서 희망퇴직을 근속 20년 이상인 직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바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현재 희망퇴직을 40~50대 차·부장급 직원을 중심으로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공개 방식으로 희망퇴직 신청은 진행되고, 신청자에게는 퇴직금 외에 2년치 연봉과 일정 기간 자녀 학자금을 지급할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삼성전기가 지난 6월부터 시작된 그룹 경영진단 결과에 따라 최근의 실적 악화를 계기로 인력 재편이 불가피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에 카메라모듈 및 휴대폰용 HDI 기판 등의 부품을 납품하는 삼성전기는 고스란히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부진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올 3분기 연결기준으로 삼성전기는 매출 1조7217억원, 영업손실 69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로는 7%, 전년동기 대비로는 19%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3분기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이와 관련 삼성전기 관계자는 "경영진단과 관련해 개인적 사정에 따라 퇴직을 신청하는 경우는 있을 수 있겠지만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거나 하는 후속조치는 없다"는 입장이다.

재계에선 삼성의 전자계열사 가운데 조만간 그룹의 경영진단에 들어갈 삼성디스플레이도 삼성전기에 이어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설 가능성울 제기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지금까지 그룹이 경영진단을 끝낸 후 해당 계열사들에 대해 사업구조 개편, 구조조정 수순이 진행됐다는 점을 감안할 때 유사한 강도의 조직 개편 작업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디스플레이 측은 회사 통합 법인이 출범한 지 약 3년이 되가는 시점에서 이뤄지는 통상적인 컨설팅 차원"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지속되는 실적부진의 책임 소재를 가려내기 위한 일종의 '감사'라고 해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자 관련 조직을 스마트폰 사업의 호황을 믿고 지나치게 키운 것은 사실"이라며 "삼성그룹이 금융계열사들에 이어 전자계열사들에 대한 대대적인 조직 개편에 나설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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