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데일리 서보원 기자]

연금·보험이 가계의 금융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처음으로 30%를 넘었다.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연금·보험자산은 전체 금융자산(2천636조원)의 30.9%를 차지하는 814조원으로 집계됬다.

연금·보험자산 비중은 10년 만에 2003년(1993 SNA 기준) 21.7% 하던데서 10%포인트 가까이 성장했다. 2011년 27.0%, 2012년 29.0% 등으로 꾸준히 확대된 이 비중은 지난해 처음 30%대가 됐다.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가계 금융자산을 보면 현재 현금·예금 비중이 43.4%로 가장 높고 그 다음으로 연금·보험(31.3%), 주식·출자지분(19.4%), 채권(5.0%)이 뒤를 이었다.

2003년의 55.2%에서 현금·예금 비중은 11.9%포인트 떨어졌다. 채권(8.7%)도은 3.7%포인트 줄었고 주식·출자지분(14.4%)은 5.0%포인트 늘었다.

가계는 인구 고령화와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현금·예금보다는 노후 대비용 자산을 집중적으로 쌓고 있는 것이다.

이는 국제 통계기준(2008 SNA) 변화에 따른 현재 2011년까지밖에 가계 금융자산 현황은 나와있지 않아 예전 기준(1993 SNA)에 따른 각 자산 비중을 비교한 결과다.

연금·보험자산 매년 증가율은 10%를 넘어서고 있다.

올해 6월 말 가계의 현재 연금·보험자산은 854조원으로 1년 전보다 12.4%(95조원) 늘었다. 같은 기간에 현금·예금이 6.9%, 주식·출자지분은 1.1% 각각 늘어난 것에 비해서는 증가 폭이 월등히 높다.

가계는 올해 들어 6개월 동안에만 연금·보험에 40조원을 집어넣었다.

펀드투자에서도 연금·보험자산뿐 아니라 인구 고령화의 영향이 뚜렷이 나타난다.

2009년 9월부터 올해까지 설정액이 5년간 가장 많이 증가한 펀드는 퇴직연금펀드(5조1천억원)였고 연금저축펀드(2조9천억원), 장기투자에 유용한 가치주펀드(2조4천억원)가 뒤를 이었다.

연금·보험자산이 증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금융시장이 선진화되는 과정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현금과 예금으로 자산의 절반 이상을 쌓아놓으면 초저금리로 인해 노후자금 역할을 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융시장이 선진화된 영국 가계의 경우 연금·보험자산 비중은 56.3%에 이른다. 호주는 57.7%이고 미국은 31.3% 수준이다.

다만, 일본 가계의 경우 비중이 26.7%로 연금·보험자산이 우리나라보다 낮다. 1990년대 부동산 버블 붕괴로 급격한 자산가치 하락을 겪은 일본 가계들은 안전자산인 현금·예금 비중이 53%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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