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사상 최초…구치소 생활 2년6개월째

 

[코리아데일리 장태성 기자]

아직도 1심 재판 중…“피고인 방어권 행사 못한다”

재판관할지를 서울로 옮겨달라며 헌재에 심판청구 제기

어떤 결정 날지 법조계 안팎 초미의 관심

사기 도박계의 여왕 내연녀 ‘한마담’ 고발로 사건화

소위 ‘사채왕’으로 알려진 최모(60)씨가 재판관할지를 서울로 옮겨달라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청구서를 제출해 법조계 안팎에서 주목을 끌고있다.

최씨는 현재 2년6개월째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있으나 아직도 1심 판결이 나지 않은 극히 이례적인 케이스. 구속 수감중인 피고인이 재판상 불이익을 감수하면서까지 재판관할지를 지금의 대구에서 서울로 옮겨달라며 헙법소원을 낸 것은 사법사상 최초로 헌재의 최종 결정에 관심이 쏠리고있다.

최씨 변호인은 심판청구 이유에 대해 “장기간 재판과 언론의 끊임없는 추측성 보도로 최씨는 형사소송법상 보장되는 피고인으로서의 방어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없으며,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접견 역시 쉽지 않다”면서 ”이 사건의 유리한 정황을 증언할 증인들 역시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이 멀다는 이유로 출석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또 “결과적으로 최씨는 아무 연고없는 먼 타지에서 재판에서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받지 못하는 등 재판의 공정을 유지하기 어려울 염려가 있어 헌법 제27조에서 보장하는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받고있다”면서 “아울러 검찰이 대구를 관할로 보고 공소를 제기한 것은 다른 피고인들과의 형평성에도 반하며, 피고인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는 처분”이라고 주장했다.

최씨는 “내가 법을 어긴 부분에 대해선 벌을 받겠다. 서울에서 재판을 받고 싶다”며 “2년6개월째 판결도 나지 않는 재판을 받는 것은 사형선고와도 같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 가족들 역시 “정당하게 재판을 받아 지은 죄를 받겠다는 것이 최씨의 일관된 생각”이라며 “1심 재판이 빨리 끝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2012년 4월 처음 구속된 최씨는 지금까지 모두 7건,총 15개의 죄명으로 기소되어 구속갱신을 거듭한채 무려 30개월동안 구속된 상태에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또 현재는 별건으로 서울구치소에서 구속 수사를 받고 있다.

이번 사건은 최씨와 14년동안 동거해온 한모(57)씨가 전혀 연고가 없는 대구로 주소지를 옮긴후 최씨를 대구지방검찰청 서부지청에 고발하면서부터 처음 표면화됐다. 내연녀 한씨는 영화 ‘타짜’의 ‘정마담’처럼 일명 ‘한마담’으로 불리는 사기 도박계의 여왕으로 서울과 경기 일대를 주무대로 활동하는 유일한 여성 A급 타짜로 알려져있다.

이런 이유로 이 사건의 재판은 처음부터 대구에서 진행돼 왔으나 서울에 거주하는 중요 증인들이 거리상의 이유를 들어 출석을 거부하는 바람에 재판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있다.

당초 최씨는 2012년 4월 상장사가 유상 증자 대금을 가장 납입하도록 돈을 대여하고 이 사실을 알려 상장폐지시키겠다고 기업을 협박해 수억원을 뜯어낸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 공갈)로 구속기소됐었다.

검찰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 2009년 2월께부터 이듬해 4월까지 상장회사 등 3개 회사에 주식대금 가장납입 자금 373억원을 대여한 후 D회사 대표이사에게 주식대금 가장납입 사실을 알려 D회사가 한국거래소에 상장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협박해 9억3천만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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