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데일리 이상규 기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개헌론에 대해 밝히 내용이 정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는 중국을 방문 중인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16일 기자간담회에서 개헌 논의에 대해 "정기국회가 끝나면 봇물터지고, 봇물이 터지면 막을 길이 없을 것"이라고 말해 연말 개헌정국 가능성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이 회견에서 김 대표는 선호하는 권력 구조 형태로 외교·국방과 내치를 분권하는 이원집정부제를 구체적으로 밝히는 등 정리된듯한 개헌구상까지 제시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개헌은 또다른 경제 블랙홀을 유발할 것"이라고 강한 부정적 의견을 피력한 지 불과 열흘 만에 여당의 대표가 청와대의 의중과 사뭇 다른 주장을 펼친 것이어서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당장 당청관계가 불편해 질 전망이다.

자칫 공무원 연금법 개정 등 굵직한 정부의 국정 어젠다가 개헌논의의 밀물에 의해 주변부로 밀려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여권에선 나온다.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16일 중국 상하이 홍차우 영빈관에서 3박4일 일정의 방중 결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야당 쪽은 김 대표의 발언을 반겼다. 대표적 개헌론자인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신임 원내대표는 "환영한다"고 적극적인 동의를 표했다. 우 원내대표는 취임 인터뷰에서는 "세월호법이 마무리되면 개헌특위를 만들어 개헌안 마련에 나서겠다"며 개헌 시기를 2016년 총선 전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여야 지도부들의 이 같은 발언으로 미뤄볼 때 전국 단위의 선거가 없고, 아직 차기 대선까지는 2년 넘게 남은 지금이 개헌의 적기라는 데 공감대가 형성된 분위기다.

지난 2007년 말에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원 포인트' 개헌을 제안했고, 이명박 정부 때도 추진했으나 대선이 가까워지면 차기 주자의 정치적 이해관계와 맞물리면서 번번이 실패한 전례가 있었던 만큼 '선거 공백기'에 개헌작업을 서두르자는 얘기다.

그러나 친박(친 박근혜)계에서는 개헌론을 들고 나온 게 청와대를 흔들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품고 있다. 박 대통령이 해외 순방으로 국내를 비운 가운데 개헌론을 들고 나온 것에도 불쾌한 기색이 역력하다.

이에 대해 한 정계전문가는 "얼마 전까지도 지금은 개헌 시기가 아닌 것처럼 얘기하던 김 대표가 대통령이 없는 사이 민감한 문제를 들고 나온 것은 고도의 정치적 계산이 들어간 것 아니겠느냐"면서 "헤게모니를 쥐기 위해서 흔들어 보는 것"이라고 주장해 후폭풍이 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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