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용지물이 되어 국고손실 논란이 일고 있는 경인아라뱃길

[코리아데일리 이규희 기자]

이틀째 열린 국겅감사에서는 경인아라뱃길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는 건설비용 2조6759억원을 들인 경인아라뱃길 사업이 실제로는 물류 기능을 거의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특히 경인 아라뱃길을 운항하는 정기화물선은 현재(7월27일 기준) 단 1척 뿐인 것으로 나타났고 여기에 사업추진 당시 검증을 맡았던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보고서도 도마에 올랐다.

국회 정무위원회 강기정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한국수자원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만 해도 2척의 정기선이 주 1회 이상 정기 운행하면서 전체 운송량의 80% 가까이를 담당했으나 이 중 1척이 올해 사업성 악화로 운항을 중지했다는 것.

현재는 5070t급 컨테이너선 한 척만이 주 1회 정기 운항하고 있는데, 이마저도 아라뱃길 안으로 들어오지 않고 입구인 인천터미널까지만 운항하는 실정이다.

유람선·여객선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수자원공사 자료에 따르면 현재 정기적으로 운행 중인 유람선·여객선은 모두 4척으로, 이중 매일 운항 중인 배는 3척에 불과하다.

특히 세월호 사고 여파로 수요가 더욱 감소해 현재는 월 2000~4000명 정도만 승선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점을 감안하면 월 100편 넘게 운항이 편성돼 있는 것을 감안하면 1편당 승객은 20~30여 명에 그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형태로 나타난 경인아라뱃길에 대해 강 의원은 현재 경인 아라뱃길의 물류·운송 기능을 사실상 '회생 불능 상태'라고 진단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이날 강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2년 5월말 개통한 이후 경인아라뱃길의 화물선 운행 실적은 2012년 1만4000TEU에서 2013년 2만7000TEU로 증가했다.

▲ 경인아라뱃길 건설당시의 화려한 조감도
그러나 올해 다시 1만3000TEU로 주저앉았다. 2008년 KDI에서 예측한 사업 초기 물동량(2011년 29만4000TEU) 대비 20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일반 화물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당시 KDI 예측으로는 사업 초기 700만t 이상이 기대됐지만 실제로는 10만t에도 미치지 못했다.

올해 들어서는 3만4000t으로 대폭 줄었다. KDI 예측과는 거의 200배 차이가 난다.

이밖에 여객 운송도 심각한 수준이다. 여객 수는 2012년 12만5000명에서 지난해 17만4000명으로 줄었다가 올해 들어서는 2만9000명으로 급감했다.

강 의원은 "세월호 사고 여파로 그나마 있던 수요마저 말라버린 셈"이라며, "이 역시 한국개발연구원의 사업 초기 예측인 59만9000명과는 20배 이상 차이가 난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이 같은 부진이 일시적이지 않으며, 앞으로의 성장세를 전망하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강 의원은 "사업 초기부터 극히 부진하게 출발한데다가 그나마 올라가던 성장세도 꺾여 오히려 큰 폭의 감소세로 돌아섰다"며 "KDI의 당초 예측이 사업추진을 위해 기대효과를 크게 부풀린 점을 감안하더라도 현재의 물류·운송 수준은 그에 훨씬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까지의 상황을 보면 경인 아라뱃길 사업은 사업성이 극히 떨어지는 제2의 4대강 사업에 불과하다"면서 "이것이 2조6579억원짜리 경인 아라뱃길 사업의 현 주소"라고 꼬집었다.

이러한 가운데 인천 송도 부근에는 내년 완공 예정인 '인천신항'이 건설 중이다.

이 인천신항은 기존의 인천항 항로가 인천대교를 거치는 것을 극복하고 1만TEU급 이상의 초대형 선박도 접안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미국이나 유럽 등 원거리 항해 선박의 입출항도 가능해져 이 때문에 경인항의 존재 필요성은 더욱 희석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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