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 봉순아의 한 장면

[코리아데일리 김의도 기자]

28일 밤 11시20분 SBS 스페셜 시간에는 ‘안녕 봉순아’를 방영 과학의 문명에 의해 살아가는 현실을 다시 한번 뒤돌아 보는 계기를 마련하게 해 줬다.

SBS 스페셜에서는 어느 날 갑자기 화포천으로 날아온 황새 ‘봉순이’와 그녀를 바라보는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하는 동화 같은 이야기를 전한 것.

그리고 ‘봉순이’가 가져다 준 희망의 메시지는 무엇인지 시청자들에게 아련함을 전해 모처럼 주목받는 방송 프로그램이었다.

이 방송의 시작은 지난 3월 18일. 사건이 벌어진 장소는 경남 김해의 화포천. 화포천 인근에서 종종 목격되는 왜가리와 백로들 무리에서 단연 돋보이는 수상한 외모의 생명체가 포착됐다.

▲ 안녕 봉순아의 한 장면
그 새는 이미 43년 전 대한민국에서 멸종된 ‘황새’였다. 귀한 새의 등장에 사람들은 ‘봉순’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기까지 했다.

봉순이가 등장한 3월은 철새들이 우리나라를 떠나는 시기기에 봉순이 역시 곧 떠날 줄 알았지만 벌써 7개월째 화포천에 눌러앉아있다.

처음 화포천에 모습을 드러낼 때부터 봉순이의 다리엔 ‘J0051’이라는 글귀가 적힌 가락지가 껴있었다.

추적 결과 황새 ‘봉순이’는 일본 효고현 토요오카 태생이었다. 우리나라처럼 황새가 멸종됐던 일본은 1965년부터 복원사업을 해왔고 그 결과 지난 2005년부터 자연으로 황새를 방사하기 시작했다.

‘봉순이’는 일본 황새 복원사업의 소중한 결실이다. ‘봉순이’는 왜 편안한 고향땅을 두고 무려 600km를 날아와 친구 하나 없는 김해 화포천에 자리 잡은 것일까? 그 의문에 대해서 방송 제작진들은 차분히 한 문제씩을 풀어갔다.

▲ 안녕 봉순아의 한 장면
또  이 방송은 김해에 사는 곽민준과 봉순이의 고향 ‘일본 토요오카시’에 사는 오오타 라무. 나이는 같지만 국적이 달라 말이 통하지 않는 이들에게도 통하는 게 하나 있다. 바로 황새 ‘봉순이’다. 민준이와 라무는 요즘 화포천 봉순이에게 푹 빠져있는 모습을 그려 인간미를 전해 줬다.

외에도 퇴은마을 노인회장 ‘류승택’님에게 ‘봉순이’는 특별한 존재다.

장성해 시집간 둘째 딸과 이름이 같을 뿐더러 봉순이가 온지 한 달 후, 막내며느리가 임신 2주차라는 소식을 듣게 된다. 노인회장님에게 봉순이는 길조 그 자체로 여겨졌고 애정은 깊어 갔다. 하지만 깊어진 애정만큼 걱정도 늘어났다. 혹시나 어디선가 변을 당하지 않을까 늘 노심초사이다.

그리고 또 한명의 봉순이 열혈 팬. 봉순이가 가는 곳마다 조용히 미행하는 한 남자.

바로 도연스님이다. 그는 아무런 지원도 없는 환경에서 봉순이가 잘 살아갈 수 있을지 걱정돼 밤낮으로 봉순이를 지켜보고 있다. 지구상에 공존하는 모든 생명의 관계에 인연법이 있듯, 봉순이가 날아 온 것도 인연이라며 봉순이에게 지극정성이다.

이처럼 봉순이가 다시 살수 있는 것은 오염된 하천이 사람들의 노력으로 깨끗해졌기 때문이다.

▲ 안녕 봉순아의 한 장면
농약으로 숨이 죽은 땅이 자연농법으로 되살아나면서 다양한 생물이 생겨났다. 그리고 봉순이가 기적같이 찾아 왔다. 주변 환경에 극히 민감한 황새가 찾아들었다는 것은 환경이 본래의 깨끗함을 되찾고 생물이 다양해졌다

결국 황새가 찾아드는 풍경은 우리가 되찾아야 하는 것이다. 봉순이와 내년 6월에 예산에서 방사될 국내 황새들이 오래도록 머물 수 있는 자연을 지켜내는 일은 결국 우리 자신을 위한 길이다.

이러한 노력의 의미는 평창에서 ‘제12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10월 6일~10월 17일)가 열린다. 환경과 다양한 생물의 공생관계를 논의하는 큰 국제회의를 앞두고 ‘봉순이’의 존재가 주는 의미는 더 특별해 보는 이를 훈훈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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