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데일리 강유미 기자]

세이칸 터널이 주목을 받고있다.

일본이 세이칸터널 공사에 착수한 것은 1964년으로 1988년 철도가 개통되기까지 만 24년이 걸렸으며, 1조5000억엔이 들었다.

당시 전후 19년째를 맞은 일본은 국가재정이 충분치 않았으나 대형 토목공사에 착수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 쓰가루해협을 관통하는 철도건설계획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1954년 태풍 ‘도야마루’로 세이칸 연락선이 침몰해 수백명이 숨지자, 일본 정부는 일자리 창출과 경제 부흥을 위해 대규모 공사를 구상했다.

당시 토목기술로는 세계 최고 수준인 일본철도건설공단이 설계에 들어갔다. 공단 기술진은 세이칸터널 공사를 통해 용출수 처리공법 등 몇 가지 신터널공법을 개발해 냈다. 기술진은 “해저에서 최고 100m까지 굴착해가는 과정에서 뿜어 나오는 고압 용출수와의 투쟁이 공사의 처음이자 끝”이라고 말했을 정도. 용출수 압력은 1㎥당 240t. 용출수 제압을 위해 개발된 것이 지반 주입 기술이었다.

암반에 수백개의 구멍을 정밀하게 뚫은 뒤 구멍에 특수 시멘트를 주입해 수맥을 차단하는 공법이다. 특수 시멘트는 ‘규산소다’와 ‘시멘트 밀크’라는 고강도 시멘트를 혼합한 것이다. 지질 상태나 용출수 상태 등을 치밀하게 조사하고, 시멘트 주입 범위나 타이밍을 제대로 맞춰야 한다.

다음 문제는 굴착 기술이었다. 통상 지상 터널 공사에선 암반 굴착 직후 무너지지 않도록 강철관 거푸집을 박으면서 파 들어가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해저터널은 고압 용출수와 수압에 밀려 나오는 토사 때문에 강철관을 끼워넣는 공법은 쓸 수가 없다. 기술진은 이에 따라 강철관 대신 고강도 콘크리트를 고압으로 터널 벽면에 내뿜어 터널을 견고히 하는 ‘취부(取付) 콘크리트’ 공법을 도입했다. 이는 안전성뿐 아니라 굴착 속도를 크게 높였다. 이 기술은 유럽에서 시험적으로 도입됐지만 이를 더욱 발전시켜 해저터널 공사에 처음 채용한 것은 세이칸 해저터널이었다.

공단 기술진은 또 터널 공사 때 보통 채용하는 수직 볼링작업 대신 수평 볼링작업을 해 파낸 토사를 조사함으로써 지질 상태나 단층상태, 용출수의 유무와 압력 등을 파악하는 선진 볼링 기술을 개발했다.

선행 터널 굴착공사는 홋카이도 쪽 하코다테(函館)시 시리우치(知內)와 아오모리(靑森)현 이마베쓰(今別)에서 동시에 시작돼 중간에서 만나는 형식이었다. 선행 터널 공사가 3분 2 정도 완료됐을 때 본 터널과 보조 터널 굴착도 개시됐다.

본 터널 공사는 선행 터널 공사 과정에서 얻은 정보와 기술을 그대로 적용하기 때문에 공사기간이 훨씬 적게 걸린다. 보조 터널은 본 터널의 굴착공사를 위한 기술자와 자재가 운반되는 터널이다. 이로써 선행 터널은 19년, 본 터널과 보조 터널은 13년이 걸렸다. 1985년 모든 굴착공사가 완료됐다. 난공사라 사망 사고도 있었다. 용출수 처리작업 도중 급류에 휩쓸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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