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복미사가 열린 서울 광화문 광장

[코리아데일리 강형모 기자]

서울 광화문 시복식 미사 총 점검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번 한국 방문에서 그 누구도 해 내지 못한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족에 각별한 정을 쏟아내 화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6일 오전 시복식 미사를 앞두고 서소문 성지를 참배하고 시청에서 광화문까지 카퍼레이드 행사에 함께했다.

교황은 카퍼레이드를 하는 동안 시민들의 환영에 미소로 화답했다. 그는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이 모인 곳에 도착하자 직접 차량에서 내려 그들에게 다가갔다.

▲ 세월호 유가족을 위로하는 교황 (방송 캡쳐)
유가족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잊지 말아 주십시오.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교황은 유가족의 손을 맞잡고 눈시울을 붉히면서 그들을 위로했다.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14일 방한 당시 공항에 영접을 나온 유가족들에게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고 있다. 가슴이 아프다.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집전하는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식 미사가 열렸다.

시복식 미사는 관례적으로 바티칸에서 교황청 시성성 장관 추기경이 교황을 대리해 거행하는 것. 교황이 지역교회를 방문해 이를 직접 거행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집전한 서울 광화문광장 시복미사가 큰 불상사 없이 끝났다.

무엇보다 신자들이 질서정연하게 안내를 잘 따라줬지만 경호 당국의 물샐 틈 없는 경호·경비가 한몫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

이날 시복식이 열린 광화문광장에는 행사장 입장자만 17만5천여명에 달한다고 경찰은 밝혔다. 행사장 인근에 모인 신자들과 관중까지 합하면 90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한편 행사장은 높이 90㎝의 방호벽으로 구획됐고 행사장 안 교황의 카퍼레이드 통로는 철제 펜스로 다시 둘러싸였다.

앞서 신자들은 행사장에 들어갈 때 일일이 신분 확인을 받았고 금속 탐지기를 거치는 등 공항 수준의 검색을 받았다. 금속 재질뿐만 아니라 플라스틱 제품의 소지도 금지됐다. 국제 테러범들이 플라스틱 폭탄을 많이 쓰기 때문이다.

지방에서 단체로 온 신자들은 아예 지역 경찰관 2명과 함께 전세버스를 타고 왔다. 경찰관이 사실상 지역 신자들을 '인솔'한 셈이다.

▲ 시복미사 위해 이동하는 교황시복미사 위해 이동하는 교황 (사진=뉴시스)
시복식은 16일 오전 10시부터 2시간 20분가량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진행됐다. 행사에는 초청장을 받은 천주교 신자 17만여 명을 비롯해 최대 100만 명의 인파가 운집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오전 9시 15분부터 프란치스코 교황 카퍼레이드가 시작됐고, 교황은 약 40여 분간 서울시청과 광화문 일대를 오픈카를 타고 돌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직접 시복미사를 올리는 것은 이번이 사상 처음이다. 시복식은 일반적으로 교황청에서 열리기 때문에, 교황이 순교자의 땅을 직접 찾아 시복미사를 집전하는 것은 매우 특별한 `사건`이다.특히 시복 미사에는 주교단과 사제 등 2천여 명과 세월호 유가족도 함께 해 뜻을 더했다.한편 시복은 교황이 거룩한 삶을 살았거나 순교한 이를, 성인의 바로 전 단계인 `복자`로 선포하는 의식을 말한다.

미사가 오전 10시에 시작됐지만 세 시간 전인 오전 7시까지 행사장에 입장해야 해 지방에서 버스를 타고 단체로 온 신자들은 거의 밤을 새워야 했다. 이 때문에 신자 1천800여명이 복통과 두통 등을 호소하며 응급치료를 받았고 19명은 결국 병원에 가야 했다.

시복미사가 끝난 이후 프란치스코 교황은 16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 미사를 거행한 이후 충북 음성의 꽃동네를 방문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시복 미사를 마치고 오후 4시30분에는 충북 음성 꽃동네 '희망의 집'에서 장애 아동 및 꽃동네 가족 200명을 만난 자리에서 장애아동이 자수로 짠 교황 초상화와 선청성 지체장애인 김인자(체칠리아) 씨가 접은 종이학을 선물로 받았다.

이후 교황은 오픈카를 타고 낙태된 아기들을 기억하는 '태아동산'으로 이동, 이 자리에는 각 교구에서 생명운동과 관련된 사제들이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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