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데일리 곽지영 기자]

12일 네티즌 사이에 화제가 되고 있는 용두사미를 알아보면 龍 : 용 용, 頭 : 머리 두, 蛇 : 뱀 사, 尾 : 꼬리미를 말한다.

용의 머리에 뱀의 꼬리라는 뜻이니, 크게 떠벌려 시작했다가 보잘것 없는 결말로 끝나는 것을 말하는 것.

이말의 유례는 송(宋)나라 때의 『벽암집(碧巖集)』이란 책에 나오는 이야기다. 용흥사(龍興寺)라는 절에 진존숙(陳尊宿)이란 고승이 있었다. 어느 날 한 낯선 중이 용흥사에 찾아왔다. 그래서 진존숙은 정중하게 물었다.

“대사께서는 어디서 오셨습니까?”

그러자 그 중은 느닷없이 ‘꽥!’하고 소리를 질렀다. 진존숙은 순간 흠칫했으나, 수양이 높은 고승답게 곧 평정을 되찾고 빙그레 웃었다.

“한번 큰 꾸지람을 들었소이다 그려.”

그런데 그 중은 소리만 질렀을 뿐 그 다음은 묵묵부답으로 딴청을 부리는 것이었다. 그 소리를 오랜 기간의 수행으로 도를 터득한 고승의 특별한 시위 쯤으로 받아들였던 진존숙은 이내 자신의 순간적 판단이 그릇되었음을 알아차렸다. 아무리 뜯어봐도 상대방이 그만한 고승 같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좀 알아들으라는 뜻으로 경멸을 담아 이렇게 말했다.

“닮기는 했으되 아직은 미치지 못하는군. 말하자면 ‘용두사미’인 것 같군.”

네가 아무리 용의 흉내를 내더라도 한낱 뱀에 불과한 줄 다 알고 있다는 뜻의 선문(禪問)이었는데, 이번에도 그 중은 ‘꽥!’ 소리만 지를 뿐이었다. 마침내 깊은 수양으로도 어쩔 수 없이 기분이 불쾌해진 진존숙은 그 중을 보고 말했다.

“도형(道兄)께서 지금 자꾸 허세를 부리고 있는데, 네 번 다섯 번 그렇게 한 다음에는 소승의 질문을 또 어떻게 감당하려고 그러시오?”라는 유례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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