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병언 살해 혹은 자연사 죽어서도 파문이 일고 있다.

[코리아데일리 강형모 기자]

12일 검찰의 수사발표로 사망이 확인되어 ‘공소권없음’ 판정을 받은 유병언 전 회장으로 추정되는 노인의 모습이 담긴 CCTV가 발견돼 주목을 끌고 있다.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73·사망)이 은신처를 벗어나 매실 농장 인근에서 헤매는 모습으로 추정되는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이 12일 확인된 것.

이 곳은 유 전 회장의 시신이 발견된 곳에서 불과 250m 밖에 떨어지지 않은 지역이다. 화면 속 노인이 유 전 회장으로 최종 확인된다면 5월 26일경 전남 순천시 서면 학구리 별장 '숲 속의 추억'을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된 뒤 사망한 채 발견되기 전까지 베일에 가려있던 유 전 회장의 최후 행적을 밝힌 유력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CCTV는 동아일보 취재팀이 입수를 했다.

문제의 흑백 CCTV 영상에는 5월 29일 오전 11시 반경 의문의 백발노인이 '숲 속의 추억'에서 약 2.9㎞ 떨어진 학구리 594-××번지 T철강 공장 뒤편 도로를 지나가는 모습이다. 이 노인은 왼손으로 끈이 달린 가방을 들고 오른손으로 지팡이를 짚은 채 다리를 절며 걷는다. 그 동안 알려진 유 전 회장의 인상 착의와 일치하는 모습이라는 것.

▲ CCTV에 찍힌 유병언으로 추정되는 노인네(사진=동아일보 제공)
노인은 길 왼쪽 밭 방향으로 걸어가며 화면에서 사라진다. 이 방향에는 실개천과 어른 1명이 건널 수 있는 크기의 다리가 있다. 다리를 건너 250m가량 걸으면 6월 12일 유 전 회장의 시신이 발견된 매실 농장이 나온다.

이에 대해 경찰은 동영상 속 노인의 옷차림 등이 시신으로 발견된 유 전 회장의 것과 거의 똑같고, 화면 속 노인의 이동 경로를 추정해보면 시신 발견 장소가 나온다는 점을 들어 유병언의 마지막 모습이라고 추측한다.

또 영상이 찍힌 장소가 인근 주민 2가구가 지나다닐 뿐 인적이 극히 드물었다는 점을 들어 이 인물이 유 전 회장이 거의 확실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인근 주민들은 경찰 탐문 조사에서 영상 속 노인을 평소에 본 적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져 유병언 전 회장이 유력하다는 판단이다.

이 내용이 유병언 전 회장의 모습으로 밝혀지면 5월 26일 '숲속의 추억'을 빠져 나와 계곡을 따라 이동한 뒤 29일 오전 매실 농장 인근으로 발길을 옮긴 것으로 보인다.

유 전 회장의 시신에서 발견된 신발이 흠집이 많았다는 경찰 발표에 미뤄 유 전 회장이 계곡을 거쳐 이 일대로 도피했을 수 있다. 유 전 회장의 사망 추정 시점도 29일 오후에서 30일 새벽일 가능성이 높다.

다만 해당 CCTV 영상은 흑백으로 촬영돼있고 화질이 나빠 이를 근거로 영상 속 인물의 신원을 100% 확신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경찰은 최근 탐문조사 중 확보한 해당 CCTV 영상 파일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복원 및 정밀 감식 의뢰를 했으나 "판독이 어렵다"는 통보를 받았다.

그러나 경찰은 인근 CCTV 화면을 추가로 확보해 영상 속 인물의 동선과 인상착의를 대조해 유 전 회장인지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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